주민과 약자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는 자치분권을 선도하고 있다. 자치분권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배분, 주민이 직접 정책 집행과 결정에 참여하는 길을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광역의회가 입법권을 활용해 제·개정하는 조례는 그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더팩트>는 경기도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우수조례를 발의, 자치분권을 선도한 도의원들을 만나 그 성과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 내 교육 현장이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위기, 학교급 간 단절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학생 수는 급감하고, 지역대학은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국내 교육은 학교급별 교육 밀도는 높지만 정작 학교 간 연계는 끊겨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으로 이어지는 과정마다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학습 단절과 진로 혼란도 반복됐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 속에서 학생들의 장기적 성장 지원과 진로 탐색 기능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지역대학들은 대학대로 붕괴 위기다. 학령인구 감소와 서울 집중 현상, 재정 악화가 겹치며 대학 통폐합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대학교는 서울캠퍼스 학과를 수원캠퍼스로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했고, 한경국립대학교는 한국복지대학교와 통합했다. 수원대학교와 수원과학대학교도 통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자료를 보면 도내 학령인구는 2024년 147만 6667명에서 2029년 128만 6768명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감소 여파로 초등학교 통폐합도 본격화된다. 여주·화성·안산·포천 등에서는 학교 통폐합과 신설 대체 이전 등이 추진되고 있다.
김재균 경기도의회 의원(민·평택2)은 이런 악순환 구조를 극복할 방안으로 초·중·고와 대학을 하나로 잇는 교육 생태계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김재균 의원이 주도한 '경기도 지역대학과 초·중·고교 간 상생발전에 관한 조례'가 그것이다.
김재균 의원은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대학과 학교가 따로 존재해서는 미래가 없다"며 "지역대학과 초·중·고를 연결해 교육 생태계를 살리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더팩트>는 지난해 경기도의회 우수 조례로 선정된 이 조례의 대표발의자인 김재균 의원을 만났다.
다음은 김재균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치 입문 배경은
단순하고 자연스러웠다. 평택은 예나 지금이나 역동적이고 외지인 유입이 많은 도시다. 외지 출신인 청치인도 많았는데, 주민들은 '과연 우리 동네 진짜 애환을 온전히 대변할 수 있을까' 하는 갈증이 있었다.
평소 주변을 먼저 챙기고, 궂은일이나 힘든 일을 앞장서서 해결했던 모습을 동네 분들이 좋게 평가해 주셨다. 많은 분의 든든한 지지와 믿음 덕분에 시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이어진 정치 인생의 든든한 뿌리가 됐다.
-'지역대학과 초·중·고교 간 상생발전에 관한 조례' 대표발의 계기는
지역 교육 생태계의 단절을 극복하고, 교육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출발했다. 두 가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조례를 고안했다.
첫째가 심각한 지역대학의 위기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현장에서의 학령인구 변화 속도는 정말 빠르다. 학생 수가 줄면서 지역대학은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지역대학은 단순히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의 경제, 문화, 그리고 지식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지역 사회에서의 공적 역할로 위기의 지역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봤다.
둘째는 초·중·고 학생들이 겪는 진로 탐색과 진로 교육의 한계다. 현재의 학교 교육만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모두 담아내기 벅차다.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진로 체험, 수준 높은 교양 교육, 그리고 최신 인프라를 활용한 학습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 고민을 하나로 연결했다. '지역대학이 가진 우수한 인적 자원과 훌륭한 시설 인프라를 초·중·고 학생들을 위해 개방하고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핵심이다.
-조례 주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학생들을 위한 상생 협력 사업이다. 대학 인프라를 활용해 초·중·고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 체험을 돕고, 기초 학력을 높여 학습 결손을 보완하는 측면이다.
둘째,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체계적인 관리와 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경기도, 교육 전문가, 학교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을 심의하고 자문할 수 있는 위원회도 설치하고, 매년 사업이 끝나면 사업 결과를 평가해 결과를 다음 해에 반영하게끔 했다.
셋째, 확실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 마련이다. 좋은 취지라도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실행하기 어렵다. 대학과 초·중·고교가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게, 도지사가 예산과 시책을 확실히 챙기도록 의무화했다.
-조례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먼저 교육의 질적 변화를 체감할 것이다. 그동안 단절됐던 학교 간 교육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학생들은 지역대학의 우수한 전문 인력과 개방된 인프라를 활용해 깊이 있는 진로 탐색과 학습 지원을 받는다.
학부모는 자녀의 꼼꼼한 진로 설계는 물론 질 높은 공교육으로 교육비 부담도 덜 수 있다.
지난해 제정한 이 조례에 근거해 올해 2억 5000만 원의 '청소년 진로를 위한 행진' 시범 사업을 본격화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벼랑 끝에 선 지역대학에 새로운 돌파구이자 확고한 공적 역할 부여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된다.
인구 감소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자신한다.
초·중·고교와 대학을 연계한 전국 최초의 이 제도는 대한민국 모든 지자체가 앞다퉈 벤치마킹하는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지난 4년 의정 활동 소회와 평가는?
주민 눈높이에서 주어진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현장에서 신뢰를 쌓았다고 자부한다. 소통이 단순한 의견 청취에 머물지 않고 삶의 현장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해결로 이어지도록 노력한 것이 지난 의정활동의 가장 큰 보람이자 성과다.
주민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약자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로 초심을 잃지 않겠다.
-지방분권과 자치를 위한 전국 최대 규모의 경기도의회상은?
경기도의회는 140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명실상부 전국 최대 규모의 광역의회다. 단순히 덩치 큰 의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자치와 분권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돼야 한다.
경기도의회가 전국 17개 광역의회의 맏형으로서 중앙정부와 국회를 향해 가장 강력하고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도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녹여내는 거대한 용광로가 돼야 한다.
의정 철학인 '소통과 조율'이 가장 빛을 발해야 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본인이 생각하는 정치의 본질은 '소통'이다.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마음속 아픔을 편안하게 터놓으며, 결국 서로 연결된 '우리'라는 것을 깨달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권위 있는 정치인보다는 동네 길가에서 마주치면 언제든 반갑게 인사하며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편안하고 '참 좋은 아저씨'. 그것이 내가 꿈꾸는 가장 소박하지만, 동시에 가장 큰 꿈이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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