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절박함 해결 위해 예산·정부 지원 끌어낼 것"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29일 "내 영혼을 갈아 넣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고 대구 분위기를 바꿀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1시간여 동안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절박함'이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썼다. 그리고 '이대로는 안 된다', '입에 거품이 나도록', '이번에는 제발' 등의 강렬한 표현도 나왔다.
이는 대구에서 3번 낙선한 자신의 '절박함'도 있겠지만, 청년층 유출과 경기침체에 허덕이는 대구의 '절박함'과 맞물려 자연스레 나온 표현인 듯했다.
그는 자신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시장이 되면 1995년 이후 대구 정치의 30년 구조가 바뀌는 일이다. 단순한 정당 교체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선이 대구로 향하고, 대구의 목소리가 중앙에서 훨씬 크게 들리게 된다."
김 후보의 등판으로 대구시장 선거는 '최대 접전지'가 됐지만, 그 누구도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김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소 앞서 있지만,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날 인터뷰는 대구시 수성구의 한 사무실에서 5개 인터넷신문(더팩트, 뉴스민, 브레이크뉴스, 오마이뉴스, 평화뉴스)과 공동으로 가졌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현장에서 본 대구 민심은 어떠한가.
"좀 절박한 것 같다. 내가 대구에 온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저를 하나의 매개로, 분노를 폭발시키는 매개로 사용하는 것 같다. 사실은 그 분노의 근저에는 절박함이 있다. 이대로는 안 되는데, 이대로는 열심히 키운 내 자식들이 대구를 떠나야 한다는 그런 절박함 말이다.
제가 벌써 4번 출마를 했으니까 저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 있다. 그동안은 저를 두고 소위 '사람은 괜찮은데 옷(민주당)이 마음에 안 든다'라는 분들이 이제는 확실히 마음을 좀 열고, 이러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느끼는 것 같다."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있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호소 중에 이번에는 시민들이 제발 손에 잡히는 것 없는, 그 허망한 명분론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것이다.
(대구를 떠나는) 우리 아들, 딸들을 위해서, 대구가 내일 뭘 먹고살 것인가 하는 이익의 관점에서 투표해 달라고 호소한다. 정당 대결로 가면 해보나 마나이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해 조금 동의해 준다는 분위기를 느끼는데, 역시 조심스러운 것은 30년 동안 찍던 방식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도 이력이 좋은 경제통으로 평가받는데, 왜 추경호보다 김부겸을 선택해야 하는가.
"지금 대구에 필요한 시장은 단순한 경제 관료가 아니다. 중앙정부를 움직이고, 여당의 힘을 끌어내고, 대구의 숙원 사업을 실제로 풀어낼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대구는 지금 신공항, 산업 대전환, 행정통합, 청년 일자리, 골목상권 회복이라는 큰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예산을 가져오고, 정부 부처를 움직이고, 국회와 조율하고, 당정의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제가 대구시장이 되면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이후 대구 정치의 30년 구조가 바뀌는 일이다. 단순한 정당 교체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선이 대구로 향하고, 대구의 목소리가 중앙에서 훨씬 크게 들리게 된다."
-지난 26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정말 많은 국회의원(51명)이 왔던데, 친분 때문인가, 아니면 민주당 차원에서 대구시장에 대한 기대 때문에 왔나.
"정치를 오래 하다 하다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관계들이다. 대부분 정치권에 와서 만난 후배들이고, 지난 총선 때 선대위원장을 하면서 그 지역을 다니며 유세도 해주지 않았나. 그런 인연들이다."
-개소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는 어떤 함의가 있는 것 같다. '김부겸을 더 크게 써달라'는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어떻게 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저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계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문 전 대통령이 변호사를 할 때 저에 대해서는 동생처럼 늘 안타까워한 것이 있다.
울산의 송철호, 부산의 노무현, 대구의 이강철, 김부겸 등 우리끼리는 오래 정치를 하면서 이런저런 사연이 있어서 짠한 마음이 있다. 그게 저한테 '노무현 같다'라면서 너무 띄우시더라. 이 양반이 후원금을 안 보내려고 말로 때우는 게 아닌가 싶다(웃음). 말 그대로 덕담이다. 대구 시민들이 이제 김부겸을 한 번 받아주실 때가 되지 않았냐 하는 그런 말씀이다."
-문 전 대통령이 덕담했다고는 하나, 후보는 (대구시장에 이어) 더 큰 꿈을 꾸고 있지 않은가.
"지금 저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누구라고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어떤 분은 그러다가 당사자도 그렇고 대구시도 그렇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 (홍준표 전 시장의 사퇴 후 대권 도전을 지칭한 듯했다)
정말로 내가 영혼을 갈아 넣는다고 어제 표현을 했지만, 그런 정도 각오가 아니면 대구의 분위기를 바꿀 수 없고, 못 살린다. 입에서 거품이 나도록 뛰어야 겨우 좀 반전이 될 것이다. 저 혼자 뛰어선 안 된다.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기업인은 기업인대로. 그리고 대구를 지키는 사회 각 분야에 요청하려고 한다. 우리 다시 한번 뛰어보자고. 그렇지 않으면 대구 분위기 를 못 바꾼다."
-김 후보가 시장이 되면 시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는 무엇인가.
"예산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현안도 있지만, 의외로 공직이나 대구시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을 해주면 고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우선 그런 것부터, 그런 작은 문제부터 공직자들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고, 단체장이 뛰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정원오 구청장이 저렇게 스타가 된 가장 큰 이유가 서울 성동구 행정이 행정학 교과서에 실릴 정도여서다. 주민 밀착형으로, 주민 요구에 대한 응답형 행정을 했다. 현장형, 밀착형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대구시민들에게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정치적, 행정적 효능감을 되돌려주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국에서 최악인 대구 부동산 미분양 문제 해법은 있나.
"저도 이 문제 때문에 전문가들을 여러 명 만나보고 이야기를 들었다. 결론은 그대로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빨리 유동화를 해야 한다. 금융기관, 전문기관과 함께 유동화를 해서 매물을 시장에 돌게 하고, 거기서 생긴 자금으로 다시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리츠 등을 통해 임대로 전환했다가 장기적으로 다시 분양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다만 대구시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는 법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자칫하면 권리관계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고 40~60대가 많다. 한 번 무너지면 재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은데, 대책은 있나.
"대구는 전통적으로 상인의 도시였다. 그런데 지금 그 상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대구에 들어오는 돈의 규모 자체를 키워야 한다. 정부 투자도 하나의 마중물이 될 수 있고, 관광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어쨌든 대구로 들어오는 돈의 총량이 커져야 자영업이 살 수 있다. 골목상권에 돈이 돌아야 한다. 대구로페이 발행액을 확대하겠다. 다만 그냥 나눠주는 방식은 승수 효과가 크지 않다.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에게는 바로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그런 방식으로 설계를 해야 한다. 관광객들이 쓸 수 있는 대구로페이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폐업 이후 문제도 중요하다. 폐업 신고부터 세무 처리까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폐업 정리, 채무 상담, 재창업 교육, 업종 전환, 일자리 연계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 번 무너지면 가족 전체가 무너지는 구조를 끊어야 한다. 이런 재기 지원은 단기간 성과는 아니지만, 시민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인프라다."
-김 후보의 휴대전화로 온 문자메시지 중 가장 많은 내용이 '최저임금' 관련 하소연이라고 들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대구시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인데, 어떤 해법을 고민하고 있나.
"솔직히 많이 놀랐다. 최저임금은 법으로 보장된 최소 기준인데, 대구 청년들이 기본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다만, 이 문제를 단순히 '누가 잘못했느냐'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청년의 권리 문제면서 동시에 지역 경기침체, 저성장,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이 함께 얽힌 구조적 문제다. 대구시가 대구지방노동청과 함께 정확한 실태 조사부터 하도록 하겠다. 어느 업종에서 어떤 형태로 최저임금 미준수가 발생하는지 확인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도 함께 살피겠다.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청년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사업주도 버틸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세제 지원, 비용 지원, 인센티브 방식도 검토하겠다. 청년의 권리와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지키는 방향으로 풀겠다."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방안은 있나.
"관광업계 대표자들과 간담회도 해봤는데, 일단 그분들의 이야기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조직들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조직이 전임 시장 때에 무너졌다고 하더라. 빨리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이 정도 자연이나 역사유적을 스토리텔링으로 결합해 우리의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구는 매력이 없는 도시가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 도시다. 자연, 역사, 문화 자산은 충분히 있다. 팔공산, 근대골목, 삼성 창업지 등 다양한 자산을 스토리로 엮어야 한다. 지금은 시민운동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대구 중심가의 히스토리는 하나하나가 대단한 역사다. 한국 기업의 상징이랄 수 있는 삼성그룹이 모태도 여기에 있다.
석재 서병오, 이인성 미술관, 이상화-이상정 선생 고택 등등 얼마든지 다양한 현대 문화와 예술의 스토리가 있다. 문화해설사들을 더 키워내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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