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광주=김승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성과급 규모가 화제다.
먼저 불을 당긴 건 SK하이닉스다. 지난해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이 1억 원대를 기록하면서다.
노사 협정에 따라 내년도 지급할 성과급은 전년도의 6~7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227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종합해 추산한 수치다. 단순 계산으로도 올해 1억 원을 받은 직원은 내년엔 6억~7억 원을 거머쥔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 노조도 파업까지 예고하며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추정 액수는 다르지만 올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00조에서 최대 350조 원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대략 45조~50조 원의 돈이다. 지급 방식이나 직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직원 1명당 수억 원의 성과급이 배분되는 구조다.
두 회사의 이런 성과급 예상액은 각종 온라인 밈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시선은 두 가지다. 하나는 '부럽다'이다. 두 번째는 주주 이익 배당 문제와 맞물려 공정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같은 회사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의 볼멘소리도 높다. 수익에 기여한 만큼의 몫은 나눠야 한다는 불만 섞인 주장이 인터넷상에 난무한다.
반도체 초호황기를 맞은 생경한 풍경이다. 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내면 일정한 몫을 생산 참여자와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성과급 액수가 통념을 뛰어넘어 논란이 있다. 이를 마주하는 일반 회사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다.
보통 회사의 이익은 유보금으로 쌓거나 기술개발 등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된다. 주주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이익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주주 동의를 거친 회사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사실상 주주들이 처분 권한을 갖는 셈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노조는 지분이 미미한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천막 농성에 들어가는 등 성과급 투쟁에 나섰다. 뭔가 이상한 구조다. 이런 와중에 진대제(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에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그는 최근 J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안타깝다"며 "지금은 노사 상생을 위해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진 전 대표는 1990년대 삼성전자를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키워낸 공학도 출신이다. 세계 IT업계의 기술 발전과 업황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며 반도체 업계는 유례없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업황은 다시 꺾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잘나가는 지금이야말로 기술 초격차를 위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라는 당부로 읽힌다.
두 회사를 둘러싼 성과급 논란은 각 사의 임단협 문제다. 그러나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는 국가 미래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로 기술을 축적해 지속가능한 세계 1등 기업으로 우뚝 서야 한다. 영원한 호황은 없기 때문이다.
노조도 파업보다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요구와 상생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잘나갈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역설은 어느 분야든 통하는 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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