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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논쟁'으로 중단된 광주 정율성 기념사업…수십억 들이고 '방치 논란' 확산
광주·전남지역 정율성(사진) 기념사업들이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과 보수단체의 반발 속에 중단된 지 수년째 표류 중이다. /광주시 남구
광주·전남지역 정율성(사진) 기념사업들이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과 보수단체의 반발 속에 중단된 지 수년째 표류 중이다. /광주시 남구

[더팩트 | 광주=최치봉 기자] 광주·전남지역 정율성 기념사업들이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과 보수단체의 반발 속에 중단된 지 수년째 표류 중이다. 정율성은 근대 중국이 탄생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 지역 출신 음악가다. 최근 주한 중국대사관과 광주총영사관 측은 광주시 등에 보수단체 회원에 의해 훼손된 정율성 흉상복원을 요청하고 나서는 등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다.

광주 남구는 13일 "흉상을 훼손한 A씨에 대한 2심 재판 결과가 나오는 대로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복원과 기념사업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A씨에게 구상권도 청구할 방침이다.

정율성 흉상은 2009년 7월 광주 남구가 중국의 한 지방 정부로부터 민간단체를 통해 기증받아 그의 생가터와 이웃한 거리에서 제막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2023년 8월 정율성의 북한과 중국 행적을 문제 삼으며 이 지역에서 추진 중이던 정율성 기념사업 철회를 요구하면서 '이념 논쟁'으로 비화했다.

보수단체와 유튜버 등은 이후 '정율성 거리' 폐지와 기념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연일 현장 집회를 이어갔다. 급기야 같은 해 10월 보수단체 회원 A씨가 정율성 흉상을 강제로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치권 등이 가세하면서 논란은 한층 격화했다. 기념사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광주시는 당시 정율성의 호적상 태생지로 기록된 동구 불로동 164의 1번지 988㎡ 부지에 생가를 복원하고 이곳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했다. 시가 모두 45억 여원을 들여 2024년 말 완공한 이 공원은 현재까지 공식 이름조차 붙여지지 못하고 개장이 미뤄졌다. 생가 안에 전시할 정율성 관련 콘텐츠 마련도 중단됐다.

남구가 추진했던 기념사업도 비슷한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양림동 일원 160㎡를 매입해 정율성 전시관을 신축하려 했지만 이념 논란으로 일부 사업이 변경됐다. 사업명에서 정율성 명칭을 뺐고, 그를 기리는 전시관 대신 지역 예술인을 위한 문학관으로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율성이 한때 재학했던 것으로 알려진 전남 화순 능주초등학교와 고향집 일대에 내걸렸던 초상화 등도 당시 정부의 압박으로 철거 됐다.

실제로 정율성 기념사업은 노태우 정부때부터 한·중 우호교류 협력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이후 생가터와 학교 등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곳에서 사업이 진행됐다. 출생지인 광주시와 남구 지역에서는 기념음악회와 지자체 간 상호 방문 등 한·중 간 꾸준한 교류가 이어져 왔다.

이런 사업들이 2023년 윤석열 정부 때 이념 논쟁으로 비화하면서 '올스톱'됐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발길도 끊기고 주민들의 관심도 식어갔다.

한 지역 문화단체 관계자는 "정율성은 학술적으론 정립되지 않았지만 일부 기록물에서 항일독립운동에 가담한 흔적도 드러난 만큼 지역 출신의 역사적 인물로 기리면 된다"며 "그에게 중국 공산당과 북한 행적을 문제 삼아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국익과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시대에 맞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율성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전남 광주군 효천면 양림동에서 태어나 청년기 때 중국 난징시로 건너가 중국 공산당 혁명 등에 참여하면서 연안송, 팔로군 행진곡 등 수백편의 중국 혁명음악을 만들었다. 중국 문화혁명 말기인 1976년 베이징의 근교에서 사망후 중국의 국립묘지인 '팔보산 혁명 공원'에 묻혔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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