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내포=이수홍·노경완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 보류와 관련해 "민주당 법안은 알맹이가 빠진 빈껍데기"라며 폐기 후 재설계를 요구했다.
김 지사는 25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통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내용 없는 졸속 법안은 받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은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정이 보류되며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행정통합을 설계했던 당사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백년대계를 한두 달 만에 졸속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국세·지방세 비율 조정 △연간 9조 원 규모의 국세 이양 명문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양 △개발 인허가 의제처리 등 실질적 권한 이전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우리가 제출한 안에는 매년 9조 원 가까운 국세 이양이 담겼지만 민주당 안에는 핵심 내용이 빠지고 선언적 문구만 남았다"며 "권한도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건 빈 껍데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같은 날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의 기자회견 중 나온 '매향' 발언을 두고 "알맹이가 없어 반대한 것인데 이를 두고 '매향'이라고 하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내용 없는 법안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지역을 파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야당과 시도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통합 방향을 제시했다면 정부가 재정과 권한 이양이라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놨어야 한다"며 "본질은 '반대'가 아니라 '부실한 현행 법안'에 대한 반대"라고 말했다.
또 충남도의회의 반대에 관해서도 "통합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부실한 재정 지원과 선언적 권한 이양' 때문"이라며 "정부는 왜 이런 누더기 법안이 국회에 올라왔는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선거를 앞두고 한두 달 만에 법안을 뚝딱 처리하려는 태도야말로 정략적"이라며 "통합은 국가 운영 체계를 바꾸는 구조개혁"이라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여야 동수의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법안을 폐기하고 여야 동수 특위를 통해 다시 통합법을 설계해야 한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범정부 기구를 신설해 실질적 권한과 재정 이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일정이 촉박하다면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도민과 시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상태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지체되더라도 제대로 된 내용이 만들어지면 받을 수 있지만 내용이 없으면 기간이 얼마가 되든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법사위 책임론과 관련해서는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이고 다수도 민주당"이라며 "다른 법안은 일방 처리하면서 왜 이 법안은 통과시키지 않았느냐. 책임을 국민의힘에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통합은 단순히 몸집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적 자치와 분권을 확보하는 일"이라며 "지방자치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방은 중앙의 하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기회에 재정과 권한을 명문화해 '진짜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지방자치 실현이라는 본질에 맞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둘러싼 여야 책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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