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용인=이승호 기자] 경기 용인시청 앞에 들어선 1950세대 민간임대주택 입주민들이 이사 첫날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 이삿짐조차 풀지 못한 채 자칫 해를 넘길 뻔한 배경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용인시의 이상한 행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시는 관여할 수 없는 사인 간 분쟁 민원을 이유로, 입주일을 사전에 알고도 임시사용승인을 뒤늦게 내줘 혼란을 키웠다.
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 12월 31일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기업형임대주택 앞은 오전부터 이삿짐 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차량이 차례로 이삿짐을 내리고 빠져야 했지만, 이삿짐을 풀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입주민들은 한파 속에 떨면서 시청과 시행사 측에 항의를 쏟아냈다.
한 입주민은 당일 오후 입주민 온라인 카페에 "오늘 첫 입주 시작일이다. 오전 10시쯤 현장에 가보았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현재 이 시간까지(오후 12시 40분) 사용승인이 나지 않아 이사하는 열 몇 세대가 추운 날씨에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청은 시행사의 서류 미비로 사용 승인을 못하고 있다는데 선진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라고 항의했다.
또 다른 입주민도 "추운 날씨에 이사하는데 입주민들이 발을 동동굴렀다. 시행사의 미숙한 업무 추진과 관공서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이런 불편이 발생해도 되는가"라고 따졌다.
이런 항의 글 수백 개가 온라인 입주민 카페를 온종일 달궜다.
하지만 입주민들의 항의에 용인시가 답변했던 '서류 미비'는 사실과 달랐다. 시행사는 지난해 12월 11일 임시사용승인을 신청한 뒤 두 차례 보완을 거쳐 입주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제출한 상태였다.
다만 입주 당일 오전 용인시에 한 민원이 접수된 사실이 확인됐다. 용인시는 당일 오전에 누군가로부터 민원서류를 접수한 뒤 이 내용에 회신하라고 시행사에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이 민원은 임시사용승인에 직접 관련이 없어 이를 이유로 승인을 늦출 이유나 권한이 용인시에 없었지만, 용인시는 시행사가 민원 회신을 한 뒤에서야 이날 오후 4시쯤 임시사용승인을 내줬다.
용인시가 시행사에 회신을 요구한 민원은 시행사와 계약했던 건축사무소와의 계약 분쟁에 관한 것이어서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용인시가 관여할 사무도 아니었다.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8호는 사인 간의 권리관계 또는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사항의 경우에는 그 민원을 처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용인시가 이 민원을 이유로 임시사용승인을 늦추면서 입주민들은 강추위 속에 이삿짐도 풀지 못한 채 거리에서 새해를 맞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던 것이다.
시 관계자는 "민원 서류는 입주 당일 오전에 접수됐다. 사업 시행사와 관련한 내용이어서 당연히 관청에서 챙길 수 있는 사항이라고 판단했다"며 "입주일을 넘기지 않고 당일에 승인했기 때문에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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