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그동안 답답했죠. 누가 묻지도, 정리해 주지도 않았으니까요."
울릉군에 거주하는 한 주민의 말이다. 울릉 섬 청년들이 주축이 된 '울릉·독도포럼' 출범 소식에 지역 사회 시선이 빠르게 모이고 있다. 행정과 정치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군정 현안에 대해 주민 스스로 질문하고 기록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저동항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40대 주민 A 씨는 "여객선 문제나 각종 국비 사업 이야기가 늘 돌긴 했지만, 정확한 내용은 늘 알 수 없었다"며 "청년들이 포럼을 만들어 직접 군수에게 묻고, 그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것만으로도 울릉에서는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주민 B 씨(50대)는 "울릉은 섬이라는 특성상 행정 결정 하나하나가 곧바로 생활과 연결된다"며 "견제하는 구조가 생기면 행정도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주민들의 관심은 특히 여객선과 교통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포럼이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운항결손금 문제와 울릉크루즈 논란 등에 대해 공개 질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히자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20대 청년 C 씨는 "울릉에서 청년으로 살아간다는 건 결국 이동권의 문제"라며 "누군가 대신 싸워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구조를 이해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포럼 활동이 반갑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대안 제시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북면에 거주하는 주민 D 씨는 "모노레일이나 DRT 사업도 실패냐 성공이냐를 떠나,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부터 정리돼야 한다"며 "포럼이 자료를 모아 설명해 준다면 주민들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이런 역할을 맡겠다는 것 자체가 울릉의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반응은 확산되고 있다."이제라도 감시하는 눈이 생겼다", "행정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울릉·독도포럼 관계자는 "주민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며 "묻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본부터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울릉·독도포럼회(가칭)는 출범에 앞서 지난 15일 울릉군청을 방문해 지역 내 시급한 현안 점검을 위해 남한권 울릉군수와 면담을 진행했다. 포럼은 오는 21일 정식 출범식을 예고하고 있다.
섬 청년들의 첫 조직적 움직임이 단순한 이벤트에 그칠지, 아니면 울릉 사회의 새로운 감시·참여 모델로 자리 잡을지 지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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