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교통, 서령버스 인수합병으로 300억 예산 절감

[더팩트ㅣ서산=이수홍 기자] 충남 서산시의 시민 중심 교통 행정이 눈길을 끈다. 지역 차량 이용 주민의 편익 증대는 물론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고 입을 모은다. 서산시의 교통 정책 관련 성과를 살펴봤다.
△교차로 신호 감응 시스템 적용…대산공단, 만성적 출퇴근 러시아워 탈출
서산 도심에서 대산공단을 오가는 왕복 4차선 국도 29호선의 만성적인 출퇴근 러시아워 교통 불편이 '교차로 교통신호 감응 시스템(이하 감응 시스템)' 적용으로 상당 부분 개선됐다.
시 도심에서 대산공단에 이르는 28∼30㎞ 구간 출퇴근 버스 운행 시간은 감응 시스템 도입 후 평균 10분가량 단축됐다. 특히 출근 시간은 오전 5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일반 차량 통행이 상대적으로 적어 평균 13분가량 단축 효과를 거두고 있다.
3일 <더팩트>는 대산공단에 있는 회사 측 출퇴근 버스 관리 책임자와 버스 운전기사 A(56)씨와 통화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HD현대오일뱅크과 한화토탈에너지스 통근버스 관리 관계자는 "시스템 적용 이후 출근 시간은 평균 13분가량 단축되고, 퇴근 시간도 7분가량 단축된 결과로 나타나 평균 10분가량 단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기사 A씨는 "대산공단을 오가는 30㎞ 구간 중 38개 소의 교차로가 평균 800m마다 하나씩 있어 출퇴근 버스가 교차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감응 시스템 적용 후에는 직진 신호 우선 효과로 교차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 운행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29억 원(국비 18억, 시비 11억)을 투입해 지난 10월 24일부터 16일 동안 감응 시스템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달 11일부터 정상 가동 중이다.
대산공단 출퇴근 러시아워와 관련, 그동안 도로 확장 및 전용도로 신설 등 갖가지 주장 등으로 시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도로 확장이나 신설에는 막대한 예산 투입과 국비 확보 없이는 불가능한 데도 정치적 공격까지 더해져 애를 먹었다.
민선 8기 들어 시는 교차로 감응 시스템 단기 대책과 도로 확장 및 신설 등 중장기 대책 투트랙으로 대산공단 출퇴근 러시아워 극복 돌파를 추진했다. 이 가운데 감응 시스템 도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산공단 출퇴근 러시아워는 대산읍 시내 도로 환경과 무관치 않다. 차량 정체 병목 현상 때문이다. 읍내를 관통하는 도로 100m마다 있는 5개 소의 교차로는 병목 현상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 구간을 통과 하는데 일반 교차로 대비 두 세배 시간 낭비를 초래했다. 시는 대산읍 시내 우회도로 개설에도 착수해 내년 중반 개통 예정이다.

△주차타워 건립 등 주차 면수 대폭 확충…안정적인 상권 확보 등 지역경제 활력
시가 추진 중인 공영주차장 공간 조성은 인구 18만 중소도시 규모로는 실적이 눈부시다. 현재 도심 중심부 3개 소에 주차 타워를 건립 중이다. 3개 소의 주차 타워에 수용 가능한 차량 대수(주차면수)는 무려 1000여 대에 달한다. 주차타워는 기획예산담당관실에서 추진 중인 초록광장 주차장(430면), 도시과가 수행 중인 동문 2동 공영주차장(223면), 일자리경제과가 추진 중인 동부전통시장 주차장(273면) 등이다. 이들 주차타워는 이달 12월 준공(동문2동 공영주차장)을 시작으로 내년 중반과 후반부터 가동 예정이다.
주차 타워 외에도 유휴지를 재산세 감면 혜택 등으로 조성한 임시 무료 공영 주자장도 도심 곳곳 144개 소에 4704면 주차 공간을 확보해 운영 중이다. 유료 주차장도 14개 소 1383면에 이른다. 이 밖에도 해미시장 공영주차장과 중흥지구 3개 소 주자장 조성 사업도 발주한 상태다.
이로써 도심 도로변의 불법 주정차 행위가 크게 사라질 전망이다. 특히 호수공원 및 원도심과 동부전통시장의 안정적인 상권 확보 등 지역 경제 활력 제고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산시민의 발 서령버스 법정관리 끝, 서산교통 인수합병 성사
민선 8기 후반기 서산시는 "이동을 넘어 꿈을 잇다"라는 대중교통 슬로건으로 '서산형 대중교통 비전'을 발표했다. 시의 대중교통 비전은 △통합과 연계 △투명과 안전 △편의 △탄소중립 등 4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1981년 1월부터 서산시민의 발 역할을 해 왔던 서령버스는 2022년 상반기까지 서산시로부터 연간 1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2022년 후반기, 민선 8기 이후 자구책 없는 과도한 보조금은 지급할 수 없다는 시 방침에 따라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다.
이에 서령버스는 2023년 12월 14일 불시에 불법으로 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이후 시는 시민들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중교통 정상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서령버스는 부실 경영, 무리한 사옥 신축, 코로나19 팬데믹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부도 위기를 맞았다.
시는 비상 수송 대책에 나섰고, 서령버스 측은 운행 중단 8일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시는 노선 효율화에 착수하고 행복택시와 행복버스까지 투입해 운행하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인천과 제주도 등지에서 대중교통 회사를 운영 중인 서산교통이 120억 원의 부채가 있는 서령버스를 인수했다.
시 관계자는 "서산교통 인수합병이 이루어졌기에 대중교통 공영제 운영 등을 하지 않아도 됨으로써 시는 300억 원가량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서산교통은 68대의 면허 대수 중 노후 등으로 일부 차량은 운행을 멈추고 53대만 운행 중이다. 이에 따라 시는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 전기 및 수소 버스 공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기 및 수소버스를 전체 운영 대수 중 40대 이상으로 늘려 60%를 친환경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특히 시 최초로 액화수소 충전소도 도입한다.
아울러 시는 현대자동차와 수요 응답형 교통 플랫폼, 서산형 통합 교통 플랫폼 구축 지원 및 교통약자 농어촌 특화 서비스를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대중교통으로 시민의 일상과 꿈을 이어드리겠다"는 비전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시 사무실은 오늘도 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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