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판 뉴딜과제이자 2050 탄소중립시대에 대응하는 교육사업 중 하나는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한 만큼 우리 사회 또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 전환도 요구되고 있다. 그린스마트스쿨은 미래를 움직일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 제공과 더불어 효율적인 교육시스템을 통한 자기 역량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더팩트>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대전시교육청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10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네 번째 학교로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이자 기독교 정신과 홍익인간 사상을 바탕으로 정직·근면·협동의 교훈을 바탕으로 인재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대전대신고등학교를 찾아 학생들이 어떤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지 들여다 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 대신고등학교가 그린 스마트 미래 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완료하고 1968년 신축된 공간을 학생 중심의 미래형 학습공간으로 전면 재탄생시켰다.
1973년 개교 이래 52년간 대전 지역 인재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해 온 대전대신고는 이번 공간 재구조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형 학교로 새롭게 도약하게 됐다.
이번 사업은 2022년 사전 기획을 시작으로 2023년 설계, 2024년 본격 공사를 거쳐 총 사업비 약 94억 원을 투입해 완성됐으며, 학생들의 진로와 역량 중심 교육과정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전면 리모델링했다.

◇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든 '우리가 주인인 공간’
대전 대신고의 공간 재구조화 사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설계 단계부터 학생·교사·학부모가 적극 참여한 민주적 추진 방식이다.
학교는 2022년부터 인사이트 투어, 사용자 참여 워크숍, 설문조사 등 다층적 참여 구조를 통해 468명의 학생, 58명의 교사, 138명의 학부모 의견을 수렴했으며, 설문 결과 학생들은 스터디카페, 동아리실, 휴게공간을, 교사들은 학생 상담 공간, 교사 휴게실, 협의회실을 가장 필요한 공간으로 꼽았다.
특히 2023년 10월에는 '그린 스마트 미래 학교 가상설계 및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학생과 교직원이 직접 공간 디자인에 참여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공모전은 △스터디카페 가상설계 △홈베이스 가상설계 △스터디카페 인테리어 아이디어 △홈베이스 인테리어 아이디어 등 4개 부문으로 진행됐으며, 학생과 교직원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학생 부문에는 60여 건의 아이디어가 제출됐으며, 스터디카페 부문 4명(박현동, 장준서, 이준홍, 전현준), 홈베이스 부문 4명(정용규, 강서진, 지민, 김진서), 최다참여 상 5명(지민 3회, 이준홍 3회, 박현동 2회, 정용규 2회, 김진서 2회) 등 총 13명의 학생이 수상하며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주었다.
교직원 부문에는 11명의 교사가 참여해 교실 인테리어의 13개 세부 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며, △이동 가능한 경량 교탁 △빗자루를 세워 보관할 수 있는 청소도구함 △교실 전체에 충분한 충전용 콘센트 설치 △겨울옷 보관이 가능한 대형 수납공간 △35명이 사용 가능한 하모니카형 우산보관함 △따뜻한 촉감의 나무 소재 마감재 등 실용적이고 세심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이러한 공모전을 통해 제시된 학생과 교직원의 아이디어는 실제 공간 설계에 적극 반영돼, 학생과 교사가 진정으로 원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 이는 학교 공간의 주인인 학생과 교사가 단순한 사용자가 아닌 공간 창조자로 참여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행복 어울림'을 담은 4대 핵심 가치 공간
대전대신고는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해 도출된 '행복 어울림'이라는 미래 비전 아래 협력·존중·소통·행복의 4대 핵심 가치를 공간에 구현했다.
협력 공간으로는 △일반교실 30개를 모둠 수업과 개별 학습이 자유롭게 가능한 유연한 학습공간으로 조성하고 △메이커 존에는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첨단 장비를 갖춰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사이언스 존에서는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실험실을 최신 기자재로 재정비해 융합과학 수업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스마트존은 AI 교육과 디지털 창의 융합 교육의 중심 공간으로, 학생 개개인이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으며, AI 실을 정비해 VR·AR이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미디어 홀은 기존 높은 천정고를 활용해 계단식 강의실로 조성해 인문학 토론, 진로 상담, 대규모 발표 수업 등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하게 했으며, 학생들의 공모 아이디어를 반영해 음향 시설과 조명을 갖춘 본격적인 토론 공간으로 완성했다.
존중 공간으로는 △위클래스를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심리상담을 위한 공간으로 재정비하고 △학생 자치실을 학생 주도 활동의 중심 공간으로 조성했다. 학생 공모전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민주적 공간’이라는 제안이 많았던 것을 반영한 결과다.
교무실은 교무 복합공간으로 재구성해 교사들의 업무 공간은 물론 마음 ON 학생 상담실, 소회의실을 통합 배치해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이 더욱 원활하게 했다. 교직원 공모전에서 제안된 ‘학생 상담이 편안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반영된 것이다.
행복공간으로는 △층마다 프로젝트실(홈베이스)을 설치해 공강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휴식하거나 자율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복도 곳곳에 포켓 쉼터를 조성해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을 마련했다.
챠밍존을 조성해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바른 자세 교정을 지원하고 있다. 대전대신고는 '챠밍스쿨(Charming School)'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바른 자세로부터 학업이 시작된다는 교육 철학을 실천하고 있으며,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3개 교실을 통합한 스터디카페는 학생 공모전에서 가장 많은 아이디어가 제출된 공간으로, 학교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1층에 위치해 고급 카페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학습하는 대신고의 이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완성됐다.

◇ 그린 학교로서의 친환경·에너지 절감 공간
이번 공간 재구조화는 그린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담아 다양한 친환경 요소를 반영했다.
내진 보강구간에는 이중외피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높이면서도 포켓 쉼터 공간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으며, 초록 꿈 생태 전환 학교로서 교내외 다양한 자연환경을 동아리 활동 및 생태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활성화하고, 어울림마당과 행복 마당 등 외부공간은 나무 데크와 벤치를 설치해 자연 속에서 휴식하고 소통할 수 있는 그린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했다.
◇ 자율형사립고 최초 혁신학교, 이제는 미래 교육 선도
한편 대전대신고는 1973년 설립 이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생명을 살리고 꿈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교육 목표로 삼아 왔으며, 2013년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된 이후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선도적으로 운영해왔다.
특히 2021년부터는 자율형사립고 중 전국 최초로 혁신학교(창의인재씨앗학교)로 지정돼 민주적 학교 문화 조성, 참여와 소통의 교육공동체 운영, 전문적 학습공동체 조직, 배움 중심 교육과정 운영, 좋은 습관교육 등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2021년부터는 고교학점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1학년 진로 집중학기제 △2학년 50여 개 선택과목 운영 △3학년 심화 전공과목 선택 등 체계적인 진로 탐색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평균 90%의 대학 진학률(2024학년도 88.8%)을 유지하며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창업교육 명문, UP-Ager 미래인재 양성
대전대신고는 2015년부터 청소년 비즈쿨 운영학교로 선정돼 8회에 걸쳐 탁월 학교 표창을 받았으며, 2025년 대한민국 학생 발명 경진대회에서 2학년 송치완 학생이 대통령상(대상),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 한국대표 3인, 한화사이언스 챌린지 금상을 수상하는 등 창업 교육 분야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특히 'UP-Ager 역량 강화' 미래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5대 첨단분야(항공우주, 바이오·의료, 첨단부품·반도체, 디지털·인공지능, 친환경·에너지)를 주제로 새로운 가치 창출에 도전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15개의 창업 관련 동아리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교육부 지정)로 2024년 우수학교 표창을 받았으며, AI 교육 선도학교, 디지털 창의 융합 교육 선도학교 등 다양한 미래 교육 프로그램을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공간혁신으로 교육방식과 문화 전반의 변화 기대
이번 공간 재구조화는 단순히 시설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교육방식과 학교 문화 전반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교사들은 변화된 공간에서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을 더욱 자연스럽게 운영할 수 있게 됐고, 학생들은 공간의 주인으로서 더욱 주도적으로 학교생활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
3학년 노수민 학생은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공간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뿌듯했다"며 "실제로 우리 아이디어가 반영된 스터디카페와 홈베이스를 보니, 이제 학교가 단순히 수업만 듣는 공간이 아니라 꿈을 시도하고 성취하는 우리의 공간처럼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경주 대전대신고 교장은 "이번 공간 재구조화 사업은 52년 역사를 가진 우리 학교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학생과 교사가 공모전을 통해 직접 공간 설계에 참여한 과정은 민주시민 역량을 키우는 살아있는 교육의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 중심의 유연한 학습공간, 다양한 맞춤형 중심의 활동 공간, 쉼과 힐링이 있는 휴게공간을 통해 '생명을 살리고 꿈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라는 교육 목표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간과 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학교 문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대전대신고의 공간 재구조화 사업은 사용자 참여를 통한 민주적 공간혁신의 모범 사례"라며 "학생과 교사가 60여 건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실제 설계에 반영한 과정은 공간 민주주의를 실현한 귀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학생들이 미래 역량을 키우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학교 공간혁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공간혁신을 통해 학교 문화 전반을 전환하는 미래형 학교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대전대신고, 52년 역사 위에 미래교육 날개를 펼치다' 기사는 대전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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