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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김돈곤 청양군수의 '조용한 의료 혁신'…"지방 미래를 바꾼다"
김돈곤 청양군수. /청양군
김돈곤 청양군수. /청양군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글로벌 대도시가 빛나는 동안 대한민국의 작은 시골마을은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학교가 없어지고, 아이가 없어지고, 결국 병원이 사라지는 순서였다. 그 속에서 충남 청양군은 반대로 걸었다. 의료가 사라진 자리를 다시 채우고, 병원이 지역의 중심이 되는 실험을 감행했다. 그 선두에 김돈곤 청양군수가 있다.

지난 2018년 청양군 보건의료원에는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감기 치료를 받기 위해 대도시로 나가야 했고, 노인들은 관절이 아파도 참고 지내는 게 일상이었다. '없는 병원'이라는 자조가 군민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그러나 김 군수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취임 직후 그는 의료 문제를 '지방 소멸의 시한폭탄'으로 규정하고, 가장 먼저 진료실부터 바꿨다.

그 결과 지금 청양군 보건의료원에는 내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 7명의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중보건의사 4명까지 추가 배치해 안과 진료 공백도 메웠다.

보건의료원은 더 이상 '진료소'가 아니다. 군민 누구나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종합 의료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의료원은 단지 병원의 문을 여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김 군수는 '찾아가는 의료원'이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의료진이 직접 마을로 향해 진료하고, 침을 놓고, 물리치료를 제공한다.

교통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들에게는 이보다 더 확실한 복지 정책이 없다. ICT 기반 원격 협진 시스템까지 더해지며 이제는 대도시 병원과의 실시간 연결도 가능하다.

지역의 주민들은 "청양은 작지만 이제 병원 걱정은 없다"며 "돈보다 가까운 병원이 있다는 게 이렇게 든든한 건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청양의 이 작은 실험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지방은 정말 의료 사각지대일 수밖에 없는가?"

김 군수는 아니라고 답한다. 그의 "의사가 없어서 병원을 가지 못한다는 말, 청양에선 더 이상 통하지 않게 하겠다"는 그 말은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청양형 의료복지 모델은 다른 지자체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 주민이 떠나는 지역일수록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병원이고, 의사이며, 의료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다.

의사 한 명이 바꾸는 건 단지 병원의 내부가 아니다. 주민의 일상이고, 마을의 신뢰고, 공동체의 자존감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끄는 것은 결국 행정의 결단이다.

조용하지만 힘 있는 김돈곤 군수의 청양 혁신은 말한다. "의료는 권리이며 지방에도 미래가 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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