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지지부진했으나 청사 비워줘야 할 상황
옛 두류정수장 부지에 2026년 착공, 2030년 완공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대구시 신청사 건립사업이 사업 논의 20년 만에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신청사 건립은 지난 2004년 청사 협소, 민원인 불편 등을 이유로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그간 부지 선정, 재원 조달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계속 표류했다. 2019년에는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에 신청사를 짓기로 확정해 놓고도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으나, 지난 9월부터 대구시가 갑자기 신청사 건립의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 대구시, 속도 내는 이유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2022년 취임하면서 청사 건립을 후순위로 미루면서 전임 권영진 시장이 추진했던 신청사 건립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보였다.
홍 시장이 신청사 건립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명목상으론 ‘재원 부족’ 때문이었다. 현재 재정으로 신청사를 건립할 경우 지방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데, 홍 시장은 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대구시로 하여금 신청사 건립에 서둘러 나서도록 한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 9월 현재 대구시가 사용하고 있는 산격청사(경북도청 후적지)를 문화예술허브 사업 예정지로 확정했다.
국립근대미술관, 국립뮤지컬컴플렉스 등을 짓는 문화예술허브 사업(국비 7600억)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므로 대구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산격청사를 전부 비워줘야 해 신청사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 재원 마련 방안을 찾다
대구시는 건립 추진에 앞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신청사는 2026년 말 착공해 2030년 준공 때까지 4500억 원 정도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대구시는 크고 작은 시유지(공유재산) 23곳을 팔아 준공 때까지 모두 3980억 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미 달서구 성서행정타운(2만 177㎡·가감정가 1200억 원)·중소기업명품관(4973㎡·800억 원)은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시의회 동의를 받았다.
수성구 범어공원, 달서구 성서농산물직판장, 북구 구민운동장 등도 매각대상이다. 이 중 동인청사·주차장(6035㎡·가감정가 500억 원)은 현재 사용 중이어서 2030년 완공 직전에 팔기로 했다.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3980억 원의 매각대금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신청사 건립기금 731억 원을 합하면 사업비 충당에는 별 문제가 없다.
대구시 신청사건립추진단 관계자는 "덩치가 큰 성서행정타운, 중소기업명품관, 동인청사·주차장은 매각해야 하지만, 나머지 매각대상은 부동산 가치, 필요성 등에 따라 매각하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향후 2년간(설계 과정)은 큰 자금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부동산 가격을 고려해 체계적으로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 향후 건립 과정은
대구시는 지난 12일 시의회에서 설계비 예산 162억 원을 확보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설계공모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어 2026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와 건축 인허가 등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6년 말 착공에 들어가는 등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청사는 부지 7만 8000㎡가량에 연면적 11만㎡ 규모다.
대구시는 옛 두류정수장 부지 중 신청사 부지를 제외한 공간(약 8만㎡)은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명품공원'으로 조성한다. 주변 도로 확장, 인근 두류공원 연계 등 기반 시설 개선을 통해 시민 편의성과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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