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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 자살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만든다

  • 전국 | 2024-12-10 11:36

자살률 2년 연속 감소…시 인구의 19.3% '생명 지킴이'로 양성

2023년 충청남도 생명사랑 문화제 개최 장면. /당진시
2023년 충청남도 생명사랑 문화제 개최 장면. /당진시

[더팩트ㅣ당진=천기영 기자] 충남 당진시가 자살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각종 시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자살 통계 분석(2024년 10월 4일)'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연령 표준화 자살률은 24.8명으로 OECD 국가 전체 평균 10.7명의 2배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자살 사망률 1위이고 차순위인 리투아니아(2022년 기준)는 17.1명으로 무려 7.7명의 차이를 보였다.

◇당진시 자살률 2년 연속 감소…충남 도내 13위

2023년 기준 전국과 충남도 자살률은 지난해 대비 각각 8.3%, 9.9% 증가했는데 정부는 이를 코로나19 사태 후 사회적 고립과 경제난, 우울·불안 증가 등의 요인이 자살 사망자 수 증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당진시의 자살률은 39.2명(2021년)→32.9명(2022년)→32.6명(2023년)으로 꾸준하게 감소해 충남도내 자살률 순위(역순위)도 6위(2021년)→10위(2022년)→13위(2023년)로 변화됐다.

특히 건강 문제, 사회적 역할 축소와 상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자살 위험성이 높은 노년층 자살률도 72.4명(2021년)→48.3명(2022년)→31.9명(2023년) 등으로 감소해 전국 평균 노년층 자살률인 40.6명보다 8.7명 낮게 나타났다.

당진시 자살 특성을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이상 많고, 연령별로는 50대-40대-60대 순으로 중장년층이 많으며, 자살 동기는 경제적인 원인이 가장 많고, 이어 정신적-신체적 원인 순이었다.

◇지역사회 '생명 지킴이'와 함께 지킨 소중한 생명

자살은 개인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체 지역 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당진시 생명 존중 뮤지컬 상연 장면. /당진시
당진시 생명 존중 뮤지컬 상연 장면. /당진시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공개한 ‘2015~2023년 자살 심리 부검 면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살자의 96.6%가 사망 전에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심경의 변화를 보였으나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불과했다.

이에 당진시는 자살 위험에 처한 주변인의 ‘신호’를 인식해 지속적 관심을 갖고 전문기관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생명 지킴이'를 양성하고 있다.

올해 9160명이 신규로 교육을 이수해 당진시 인구의 19.3%에 해당하는 3만 3259명(누적)이 양성됐다.

이렇게 양성된 '생명 지킴이'는 자살 예방 멘토링 등 자살 예방 사업에 기여하고 있다.

또 시청 유관부서·복지관·봉사단체·경찰·소방관서 등 총 22개소로 구성된 생명 존중 민관협의체를 통해 기관(단체)별 특화 협업 과제를 발굴해 추진하고 있으며 역점 사업으로 석문면 주민자치회가 추진하는 마을계획사업인 ‘생명 존중 캠페인’ 등이 있다.

심리 부검 대상 자살 사망자 중 88.9%가 정신질환(우울장애, 물질 관련 중독 장애, 불안장애 순)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사망 전 정신건강 문제로 치료 및 상담을 받은 자살 사망자는 51.8%로 조사됐다.

자살자의 28.1%가 자살 전 신체적 불편감(복통 등)이나 수면 곤란 등으로 1차 의료기관을 방문하므로 지역사회 의원 20개소와 약국 33개소가 협업해 자살 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발굴·관리하고 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 예방 돌봄망 구축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당진시보건소에서는 당진의 자살 특성을 토대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 예방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관내 초중고 대상 생명 존중 인형극과 뮤지컬 상연과 함께 생명 존중 인식 개선·생명 지킴이 교육을 실시해 생명의 소중함을 제고하고 있다.

2023년 당진시 남성 자살자는 45명으로, 여성 10명의 4.5배로 제조산업이 발달한 당진시 특성에 따라 산업체 중심 청장년층의 자살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진시 생명 지킴이 양성 교육 장면. /당진시
당진시 생명 지킴이 양성 교육 장면. /당진시

30인 이상 사업장 18개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근로자 대상 정신건강 검진을 실시한 후 검진 결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상담·사례관리 서비스 제공은 물론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원했다.

특히 취미·신체활동 독려를 위해 정신건강 동아리를 운영해 요가를 통한 바른 자세 형성, 셀프 헤어 스타일링 교육도 추진했다.

건강 문제, 사회적 역할의 축소와 상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자살 위험성이 높은 노년층의 고립감과 우울감 해소를 위해 의료·교통 취약지에 ‘생명사랑 행복마을’ 30개소를 선정해 찾아가는 신체·정신건강 교육 및 프로그램 운영과 우울증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복지관, 봉사단체, 종교단체, 신성대학교 등 지역사회 기관(단체)의 생명 지킴이를 활용해 독거노인 등 자살 관심군 1158명을 대상으로 방문·전화를 통한 일상생활 점검과 심리 지원으로 자살을 예방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7월부터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대상자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사전 예방하는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12월 현재 357명에게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지원했다.

또 일반인에 비해 자살 위험성이 8배 이상 높은 자살 유족에게 자살 사망 초기부터 개입해 적기에 필요한 행정·법률·경제·환경 등 ‘자살 유족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특수청소, 사후 행정처리, 법무 비용 등 원스톱 서비스 등을 17건 지원했다.

◇마음을 보듬는 따뜻한 도시 ‘당진’

지난 7월부터 자살 예방 교육 의무화로 생명 존중 인식 개선이 강조되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가치, 자기 이해와 돌봄의 시간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고 주변을 둘러보는 개인의 자발적인 노력 역시 중요해졌다.

당진시는 지역사회 생명 존중 문화 확산과 더불어 구성원 모두가 자살 고위험군이 보내는 언어적·행동적·상황적 신호에 관심을 두고 공감과 지지할 때 서로의 마음에 피난처가 돼 주고 있다.

또한 자살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당진시를 만들기 위해 시 특성에 맞는 자살 예방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지역사회 돌봄 안전망 강화로 자살에 선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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