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와 사행행위 논란에 소싸움축제 예산 불편성 밝혀
청도군 "군과 소싸움 경기 주관 공사 운영과는 별개로 봐야"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경북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이하 공사)가 소싸움 경기를 두고 엇박자 행보를 보여 지역사회에 혼란을 주고 있다.
2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1999년부터 이어져 온 소싸움축제의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소싸움 경기를 주관하는 공사는 군의 축제 예산 미편성된 것과는 별개로 소싸움 경기 운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청도 소싸움'은 청도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꼽힌다.
공사의 소싸움 경기는 '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동물보호법 제10조상의 동물학대 예외조항(민속경기 등))에 따라 합법적 사행산업이지만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동물학대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아울러 적자의 늪에 벗어나지 못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경기장 밖 불법 사행행위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받는다.
청도 소싸움 경기장이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재정 자립도가 낮은 청도군에게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고자 청도 지역 이만희 의원(국민의힘)이 지난 2020년 '전통 소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으나 4년째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당 법안은 경기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베팅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사행산업이 경륜, 경정, 경마는 온라인 베팅이 도입됐지만 소싸움 경기는 그 범위에 들지 못했다.
불법사행 행위도 문제다. 공사 측은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처리 기술인 ICT(정보기술IT +CT의 합성어)를 활용해 도박과 관련된 부작용과 위해 요소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여전히 지역 내에서는 향토문화 보존이라는 취지에서 소싸움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과 적자·불법 사행행위 등을 이유로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붙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이 내년도 소싸움 축제 예산을 불편성하면서 소싸움 논란이 종지부되는 줄 알았으나, 소싸움 축제와 경기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혀 논란은 갑론을박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청도군은 "지난달 발표한 소싸움 축제 예산 불편성으로 마치 소싸움 관련 자체 사업이 없어진 것으로 아는 이들이 많다"라며 "청도군은 축제만 담당할 뿐이고 운영은 전적으로 청도공영공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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