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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아름다운 학교 문화

  • 전국 | 2024-11-21 10:19

■ 더팩트-대전시교육청 공동 캠페인 ②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원팀' 대전은어송중학교


대전은어송중학교 학생들이 등굣길 인성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대전시교육청
대전은어송중학교 학생들이 등굣길 인성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대전시교육청

'공동체.' 사전적 의미로는 운명이나 생활, 목적 등을 같이하는 두 사람 이상의 조직체를 뜻하는 단어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이 공동체 의식이 옅어지고 있다는 문제도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이 공동체의 의미가 옅어진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원팀'이란 기조로 모두가 행복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힘쓰는 학교가 있다.

<더팩트>는 대전시교육청의 학교 생활지도 및 교육 정책과 사례 두번째 학교로 대전은어송중학교를 찾아 공동체 문화 조성을 위해 어떤 활동과 노력을 하는지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대전은어송중학교 학생들이 인성주간 미션으로 포토존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대전시교육청
대전은어송중학교 학생들이 인성주간 미션으로 포토존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대전시교육청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은어송중학교는 대전 동구에 위치한 26개 학급, 학생 수 총 666명의 대규모 학교로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원팀'이란 기조 아래 행복한 학교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들

먼저 대전은어송중은 교내 '은어송 효행록'을 운영해 매월 인성 주제를 설정하여 학생들 스스로가 인성의 의미를 정의 내리고 실천 과제를 함께 해나가며 인성을 중시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바르게 인사하기, 함께 공유하기, 선생님과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 표현하기, 함께 실천하는 등굣길 인성 캠페인, 감사의 편지 쓰기 등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인성교육을 활성화하고자 했다.

대전은어송중학교 학생이 텃밭가꾸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대전시교육청
대전은어송중학교 학생이 텃밭가꾸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대전시교육청

또한 '함께 만들어가는 생태전환교육'을 위해 학생들은 환경을 주제로 한 책을 읽고 생태계 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직접 텃밭을 가꾸며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고자 하며 공동체적 역량을 신장하고 있다.

연초 카네이션 모종을 심어 어버이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실천적 태도와 가을에 수확한 고구마를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활동을 통해 환경교육을 통한 공동체 교육 또한 실천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여기에 사제동행 프로그램으로 선생님과 함께하는 자율 독서동아리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중심이 돼 자율적으로 활동하면서도 선생님과 함께 협력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했다.

대전은어송중학교 학생들이 텃밭가꾸기에 참여하고 있다./대전시교육청
대전은어송중학교 학생들이 텃밭가꾸기에 참여하고 있다./대전시교육청

◇갈등을 성장과 배움의 기회로 삼는 ‘회복적 생활교육’

음휘영 대전은어송중학교 선생님은 남다른 교육관으로 학생들에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가르치며 갈등 관리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을 회복적 생활교육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 간의 감정싸움으로 이어진 갈등 상황에서 선생님은 아이들의 동의를 얻은 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회복적 생활교육을 시작한다고 했다.

그리고 대화를 시작하기 전 학생들에게 △갈등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점 등 이 두 가지를 주지시킨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갈등의 시작이 됐다고 생각하는 지점부터 한 명씩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을 의식하고 말하는 ‘비폭력 대화’를 사용해 공감적인 의사소통을 진행하게 된다.

듣는 아이는 반영하기를 통해 자신의 입장과 변명을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반영해 줌으로써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후 각자 서운한 감정이 들었던 문제들을 드러내고 직면하게 한 후 충분한 대화를 통해 회복해야 할 피해를 확인하고 자발적으로 책임지며 앞으로의 행동을 약속하는 단계까지 끌어 올린다.

약 1시간가량 이러한 일이 진행된다면 서로 속상한 부분들을 말하고 반영함으로써 어느 정도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자신의 실수와 친구의 상처를 이해하며 사과하고 사과받는 시간을 갖게 된다.

대전은어송중학교에서 진행하는 '사제동행 서점 탐방'./대전시교육청
대전은어송중학교에서 진행하는 '사제동행 서점 탐방'./대전시교육청

그러면 서로에게 '앞으로 친구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니?', '약속해 줄 수 있겠니?' 등의 질문을 건네며 구체적인 행동 약속을 정하게 된다.

이후 서로에게 약속한 내용이 잘 이행되었는지 사후 약속한 날짜에 만나 확인하고 피드백한다.

이때 교사는 아이들의 관계의 회복을 강요하지 않으며 서로가 약속한 행동이 잘 이행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서로의 관계는 아이들의 힘을 믿고 지켜봐 주는 과정을 거친다. 스스로가 주체가 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회복적 생활교육에서는 더 이상 교사가 평가하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 음 선생님의 지론이다. 항상 아이들의 잘못을 따지고 판단하며 혼내기에 바빴다면 이제는 갈등의 상황에 놓인 모든 주체는 상처를 받았고 공감적 대화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다독여 주면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긴 시간 서로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치유하는 만큼 교사는 형벌을 주는 판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교육 공동체의 회복을 돕는 회복적 실천가면 충분하다는 게 음휘영 선생님의 전언이다.

대전은어송중학교 교사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사 연수 모임을 갖고 있다./대전시교육청
대전은어송중학교 교사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사 연수 모임을 갖고 있다./대전시교육청

◇교사가 함께 만드는 협력 문화

대전은어송중 교사들은 매주 수요일, 학생들을 일찍 보내고 6교시부터 전문적 학습 공동체의 연수를 실시한다.

처음에는 '학교 일로도 바쁜 와중에 연수까지 참여해야 하니 부담스러운 기분이 들었다(?)'는 것이 선생님들의 불만 아닌 불만이었다.

막상 매번 소그룹으로 선생님들과 만나며 회복적 생활교육 연수를 받고 실제 사례를 나누며 연습한 시간은 말 그대로 힐링의 시간이었으며 서로가 연결돼 있다는 공동체를 실감하는 시간되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들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함께 화를 내기도 하고 함께 안타까워하기도 하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내가 못 하고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받는다.

대전은어송중학교 교사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사 연수 모임을 갖고 있다./대전시교육청
대전은어송중학교 교사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사 연수 모임을 갖고 있다./대전시교육청

선생님들은 자신의 반에서 자신의 수업을 만드는 전문가이면서 독립적인 존재이지만 때로는 많이 외로우며 바빠지는 교직 생활에서 교사 각자의 아픔을 나누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통해 얻는 연수의 시간은 배움과 더불어 위로의 시간이고 관계를 맺는 시간이 되고 있다.

그렇게 교무실과 학교는 끈끈한 공동체라는 공기가 흐르게 됐고 그 공기는 교사를 숨 쉬게 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이 선생님들 의견이자 웃음꽃을 피울 수 있게 하는 원동력과 같은 것이었다.

이처럼 대전은어송중학교는 학교 구성원 간의 지속적인 소통 문화를 이어가며 학교 내의 구성원들의 성장을 촉진하고 인성교육과 회복적 생활교육의 실천으로 학생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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