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야” 발언 강도 높아…선고 이후 정국 주도권 노린 포석 분석도
[더팩트ㅣ수원=신태호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를 직접적으로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언 강도나 수위가 이례적으로 높고 거친 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미묘한 시점이어서 선고 이후 정국 주도권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전략이 깔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이날 "4대 개혁은커녕 어떤 정책도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 "우리 경제와 사회가 얼마나 후퇴할지 두렵다" 등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발언도 셌다. 김 지사는 "지금의 대한민국 위기는 대통령이 그 원인이다"며 "특검을 수용해서 국정을 대전환하는 길,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는 길, 두 가지만 길 만 남았을 뿐 다른 길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 대전환의 첫걸음으로 특검법 수용을 제안하면서 "그것마저 거부한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지사가 이처럼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선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법원의 선고 이후 정국 주도권을 노린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에서 차기 대권후보로 손꼽히는 김 지사가 이재명 대표의 대체자로 본격적인 존재감 알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오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대표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로부터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해 대선 등 공직 선거에 나설 수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에도 그 형이 실효될 때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관계자는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반환점을 돌고 있는 시점에서 현 정부의 잘못된 국정 운영 방향과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회견이 필요하다고 계속 논의했던 사항이다"며 "이재명 대표의 선고를 앞두고 어떤 정치적 포석이 깔린 회견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대체하고 대항마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김 지사의 정치적 전략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일 독일 출장길에 오른 김 지사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극비리에 회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문계 인사들의 결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김 지사는 대표 친문계 인사인 전해철 전 의원을 경기도정자문위원장에 임명하고, 고영인 전 의원을 경제부지사, 윤준호 전 의원을 정무수석에 임명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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