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축사 500미터 이내 허가 제한 축산법 어겨
부서 간 업무 협의에 축산 부서 고의 배제 의혹
[더팩트 I 함평=이병석 기자] 일선 지자체의 석연치 않은 인허가 행정이 각종 의혹을 양산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수십억 원이 투입된 대형 계사 신축 사업과 관련해 전남 함평군이 축산법 등 관계 법령을 무시하고 양계장 건축 허가를 내주면서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함평군은 대동면 백호리 2만 7499㎡ 부지에 1만 572㎡ 규모의 A 양계장 신축 사업에 대해 지난 2021년 2월 3일 도시계획심의를 끝으로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했다.
논란의 발단은 A 양계장 양옆으로 400여 미터 내에 종오리 농장과 양계장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평군이 A 양계장에 대한 신축 허가를 승인한 사실이 최근에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는 축산법 제22조 제2항을 위배한 것으로, 해당 법은 ‘닭·오리 종축업, 가축사육업의 경우 기존의 닭·오리에 관한 가축사육업 허가를 받은 사람의 축사로부터 500미터 이내의 지역은 허가를 제한한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법령은 AI 등으로 가축 방역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2018년 12월 31일 개정됐으며 이듬해 12월 31일까지 1년간 유예 기간을 거쳐 2020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더 큰 문제는 업종의 특성상 축산업 허가·등록 등을 고려할 때 주무 부서인 축산 부서와의 업무 협의는 필수적인데 당시 해당 부서에 협의 요청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년 전부터 계절과 무관하게 번지는 가축전염병으로 축산 기반 붕괴는 물론 천문학적인 살처분 비용이 수반됨에 따라 축산 관계 법령 등이 대폭 강화·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축산 부서를 업무 협의에서 배제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산 부서장은 "전임자 때 업무라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여러 정황과 문서를 종합해 볼 때 해당 인허가와 관련해 우리 부서와의 업무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도시계획심의 업무를 맡고 있는 팀장은 "(도시계획) 심의위를 열기 전에 부서 간 업무 협의 과정에서 모든 법적인 검증은 끝난다"며 "(도시계획) 심의위는 민원 등 큰 사안에 대해서만 논의·의결하기 때문에 (우리는) 법리적인 부분이 (부서에서) 어떻게 정리됐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인허가 부서 관계자도 "해당 양계장 인허가 과정에서 축산 부서가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정황과 업무 협의 과정에서 (축산 부서가) 배제된 이유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축산 부서 업무 협의 배제에 대해 관계 법령으로 인허가 절차 등에 제동을 우려한 고의적인 배제가 주된 이유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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