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교육자치네트워크, 경기도교육청 안산국제학교 설립 계획 비판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도교육청의 경기안산국제학교(가칭) 설립 계획과 관련, 입학 요건과 영어 중심의 교육과정 등이 다문화 학생들에게 되레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산교육자치네트워크는 7일 보도자료를 내 "경기안산국제학교 구상이 다문화 학생의 증가에 대비한다는 설립 취지와 현재 다문화 학생의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안산교육자치네트워크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480여억 원을 들여 안산 대부도에 국제학교를 설립, 2028년 문을 열 예정이다. 도교육청의 학교 운영안을 보면 국어와 한국사를 뺀 모든 교과목을 영어로 진행한다.
기업과 협력해 골프, 승마, 요트 등 지역특화 스포츠 교육도 한다.
입학하려면 한국어 공인인증시험 성적이 일정 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교육자치네트워크는 하지만 영어 중심 교육과정 등이 다문화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안산 대부분의 다문화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상생활과 학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한국어 교육"이라는 것이다. 네트워크는 "현장에서는 다문화 학생들이 언어 장벽으로 인해 기초학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어 능력을 입학 조건으로 요구하는 것도 모순"이라는 지적도 했다. 설립 취지가 비슷한 시흥시 군서미래국제학교는 한국어 능력을 입학 요건으로 내걸지 않고 있다.
네트워크는 "골프, 승마, 요트 등의 교육은 특권교육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했다.
네트워크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고급 스포츠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서는 안 된다"며 "대다수 학교의 교육운영비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소수 학생을 위해 쓰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구희현 활동가는 "도교육청이 2028년 설립 예정인 학교에 대한 설명회와 공청회를 2027년 8~11월 실시한다고 한다"며 "미리 안산시민과 교육계의 목소리를 듣고 다문화 학생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학교가 다문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지역 사회 내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설립 계획을 일단 멈추고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산교육자치네트워크 등 안산지역 시민·사회단체 9곳은 안산국제학교 설립 유예를 요구하는 서명부를 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서명에는 450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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