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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교육감과 7명의 피고인-하] 사전 선거운동에서 발단된 뇌물수수 혐의, 진위 드러날까

  • 전국 | 2024-11-07 10:00
대구지법 포항지원 전경./포항=김채은 기자
대구지법 포항지원 전경./포항=김채은 기자

[더팩트ㅣ포항=김채은 기자]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등 8명에 대한 재판이 14번의 마라톤 공판을 거치면서 마침내 다음 달 결심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제8회 경북도교육감 선거에서 임종식 교육감 당선을 위해 경북도교육청 소속 교직원들로 결성한 조직을 활용, 선거운동을 기획하거나 선거캠프 관계자들에게 선거운동 대가로 금전 등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당선 이후엔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선거운동을 도운 이들에게 현금을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의 관계와 각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에 대해 결심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톺아본다.[편집자주]

◇뫼비우스띠처럼 이어지는 사전 선거운동 의혹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지난 2017년 8월 31일 40년간 학교와 교육청에서 일한 뒤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으로 퇴직했다.

이번 재판에서 검찰은 임 교육감이 퇴직 후 대표를 맡았던 ‘경북미래교육연구소’가 교육감 선거 전에 인지도를 쌓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었는지 증인들을 불러 질의했다. 또 교육청 관련 사람들이 다수 참가했던 경북미래교육포럼의 개최 목적 역시 화두에 올랐다.

7차 공판에 출석한 한 증인은 자신이 2017년 2월부터 8월까지는 경북 지역 유지들에게 임 교육감을 소개했고, 그해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수행비서 역할을 하며 경북미래교육연구소 개설과 포럼 개최에 힘썼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의 선거 출마 가능성을 염두한 일이었으며, 그 대가로 당선 이후 경북교육청 간부 A 씨에게 2000만 원을 요구했다고도 덧붙였다.

8차 공판에 출석한 또다른 증인은 임 교육감에게 경북 지역 유지를 소개시켜주고, 7차 공판 증인에게 2000만 원의 현금을 전달하는 전달책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는 임 교육감 당선 이후에는 경북 지역 한 고등학교 진로코디네이터로 채용됐는데, 이 채용이 대가성인지 여부에 대해 다투는 공판도 오래 이어졌다.

임 교육감의 변호인 측은 해당 연구소에서 선거운동을 한 적이 없으며, 본격적인 출마 선언을 하기 전까지 출마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힌 바 없다고 반박했다. 교육감 선거운동 기간 전에 활동한 이들에게 대가성 현금이나 채용을 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은 경북미래교육포럼의 목적과 활동에 대해 증인들을 여럿 불러 신문했다. 몇몇 증인들은 교육감 출마를 예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에 대한 공소시효는 만료됐지만 사전 선거운동에서 발단된 뇌물수수 혐의가 남아 있어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의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들 개입 눈길…유죄 선고 시 파장 클듯

공직선거법 제85조 및 86조,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특정 후보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번 재판에 연루된 전·현직 공무원들은 유죄가 선고되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다.

재판에 출석한 증인 중 일부는 경북교육청 간부 A 씨와 B 씨 등을 임 교육감 선거운동본부에서 중요한 인물로 인지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증인들은 공무원인 피고인들이 비선으로 개입한다는 심증과 금전이 오갈 일이 있을 때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기도 했다.

또 다른 증인들은 공무원인 피고인들이 임 교육감과 함께 일했기 때문에 친분이 있었을 뿐 실제로 선거에서 한 역할은 없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또다른 쟁점 중 하나는 선거운동 기간 중 방문하기 좋은 교육 관련 행사 일정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었다. 해당 방에 A 씨와 D 씨, 상황실장 역할을 하던 F 씨가 있었다는 것이다. 공무원인 피고인들이 이 단체 채팅방에 있으면서 선거에 개입한 바가 있는지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10차 공판에 출석한 선거운동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증인은 "A 씨와 D 씨가 교육 관계자라서 의견을 물어본 적은 있지만 최종 선택이나 계획은 내가 다 했다"며 "대가성 인사 여부는 잘 모르지만 공약 이행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을 가까이하라고 조언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10차 공판에 출석한 경북미래교육포럼 이사장은 A 씨가 교육청 내에서 직원들에게 포럼 창립대회에 참석을 독려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A 씨 변호인 등은 증인들의 지레짐작이었을 뿐 실제로 선거운동에 개입하거나 지지 활동을 한 직접적 정황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각자 재판 결과에 따라 입지가 급격히 바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판부가 선고 때 이들의 개입 여부와 개입 정도를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 달 10일에 열릴 16차 결심공판에서는 모든 피고인들에 대한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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