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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들려오는 귀신·짐승 소리 한달째 고통"…김동연 "대남·대북 확성기 멈추고 대화 나서라"(종합)

  • 전국 | 2024-10-23 20:27

"일상이 무너진 상황…왜 이 고통 받아야 하나"
"모든 가구에 방음창 설치…대북전단 살포 제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파주 캠프그리브스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을 겪고 있는 파주 대성동 마을주민과 긴급 현장간담회를 갖고, 방음창 설치, 마음안심버스 투입 난청 치유, 주민 쉼터와 임시 숙소 마련 등 주민지원방안을 발표했다./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파주 캠프그리브스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을 겪고 있는 파주 대성동 마을주민과 긴급 현장간담회를 갖고, 방음창 설치, 마음안심버스 투입 난청 치유, 주민 쉼터와 임시 숙소 마련 등 주민지원방안을 발표했다./경기도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3일 "남북 당국은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남·대북 확성기 모두 멈추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평화의 땅 '비무장지대'의 일상을 파괴하지 말라"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성동 마을 주민과의 현장 간담회에서) 밤낮없이 들려오는 귀신, 짐승 소리에 한 달째 고통받고 계신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며 "연장을 들고 가다 손 베이고, 가스 불에 냄비를 올려놨다가 국도 태울 정도로 일상이 무너진 상황이다. 대체 왜 이분들이 이 고통을 받으셔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대성동 마을 모든 가구에 방음창을 즉각 설치하고, 심리치료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의료지원 버스를 상주시켰다. 파주 인근에 임시숙소와 쉼터도 마련해 접경지 주민들께서 쉬실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또 "파주에 '비상상황실'도 설치한다. 부지사와 특사경이 상주하면서 '위험구역'으로 설정한 김포·파주·연천 지역의 대북전단 살포를 제재하겠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파주 캠프그리브스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을 겪고 있는 파주 대성동 마을 주민들과 긴급 현장간담회를 갖고, 방음창 설치, 마음안심버스 투입 난청 치유, 주민 쉼터 및 임시 숙소 마련 등 주민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위치한 대성동 마을은 51세대 135명이 거주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 A 씨는 "죄인도 잠은 재울 것 아니냐. 우리는 죄인보다 더 하다. 너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캠프그리브스에서 열린 대남 확성기 소음피해 주민 긴급현장 간담회에서 민북 마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캠프그리브스에서 열린 대남 확성기 소음피해 주민 긴급현장 간담회에서 민북 마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경기도

주민 B 씨는 "완전히 지옥 같다. 저희는 초중고 학생들이 있다. 부모는 지금 중증 환자다. 병원 갔다 오면 쉬어야 하고, 아이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런 걸 할 수 없다. 동네 어르신들은 (확성기에서 나오는) 비행기 뜨는 소리에 전쟁 났다고, 피난 가야한다는 분도 계시다"고 했다.

주민 C 씨는 "대성동 주민 다 미칠 것 같다. 이러다가 진짜 미치겠다. (대남 확성기 소리에) 전쟁이 나는 줄 알았다. '꽈광, 펑' 하면서 시작을 하는데…밤에는 짐승, 굉음소리. 이게 9월 28일부터 시작한 거다. 한 달 동안 이 고문을 받고 산다고 생각해 보시라. 고통스러운 암흑세계다. 일주일 동안 잠 하나 못 자고…그래서 귀마개를 착용했는데, 근 20일 하니까 염증이 생겼다. 트라우마가 생겼다. 지사께서 저희 좀 살려주시라.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 아니냐. 잠 좀 자게 해 달라. 사람답게 평범한 일상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김 지사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뒤 현장에서 대성동 마을 51가구에 대한 방음창 설치 등 세 가지 즉석 지시를 내렸다.

지시 내용은 △방음 새시를 대성동 마을 51가구에 설치(방음창, 방음문)할 것 △건강검진 차량과 '마음안심버스'(트라우마 검사 및 진료용) 2대 바로 투입해 주민들 '마음의 병'과 난청 등을 치유해 드릴 것 △탄현 영어마을에 주민 쉼터와 임시 숙소 마련할 것 등이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방송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대성동 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해결방안이다.

또 김 지사는 오후석 도 행정2부지사에게 "파주시청에 비상상황실을 설치해 상주하면서, 특별사법경찰관들을 진두지휘하고, 오늘처럼 현장에서 바로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대성초등학교에 대한 방음 새시 등의 지원 방안은 경기교육청과 대화해서 찾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김 지사의 현장 지시에 주민들은 "무거운 마음이 내려앉는 것 같다"(A 씨), "너무 감사하고 응어리가 풀어지는 것 같다"(B 씨), "말만으로도 위안이 된다"(C 씨)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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