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근시안적인 감사가 올 여름 배추 가격 상승을 초래했고, 중국산 배추를 수입한 상황 초래 지적
[더팩트 | 정읍 = 곽시형 기자] 올해 정부가 여름 배추 비축물량을 평년 대비 절반으로 축소하면서 배추 가격 폭등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결국 중국산 배추를 2년 만에 긴급 수입하게 됐다.
이에 대해 지난해 감사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정부비축사업을 감사하면서 비축 농산물의 폐기량을 줄이라는 근시안적 지적이 초래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시·고창군)이 농림축산식품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7~9월)에 대한 정부 비축 물량은 전년(2279톤) 대비 51.5% 줄어든 1105톤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여름배추 비축 물량은 지난 2020년 3158톤에서 2021년 8492톤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가 이후 2022년 3021톤, 2023년 2279톤, 올해 1105톤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계절적 수급과 가격의 변동이 크고 국민 생활에 있어 가격 안정이 요구되는 농산물의 수급을 전망해 농산물을 수매·수입한 후 비축했다가 가격 상승기에 방출하는 정부비축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비축사업 대상 품목은 수매 비축 11개 농산물(고추, 마늘, 양파, 땅콩, 두류, 사과, 배, 배추, 무, 밀, 감자)과 수입 비축 9개 농산물(고추, 마늘, 양파, 생강, 참깨, 땅콩, 콩, 팥(녹두), 감자)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 중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와 배 등 일부 농산물은 제외하고, aT에 정부비축사업을 위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감사원이 정부비축사업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서, 정부의 비축 기능이 크게 위축됐다. 실제, 감사원이 작년 10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정기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aT와 농식품부가 농산물의 실제 작황을 고려하지 않고, 수매·수입을 운영해 3년간 273억 원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년 발생하는 수매비축 농산물의 폐기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부비축사업을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 수확이 시작된 이후 작황 모니터링 가격에 따라 수급 조절이 필요할 때 수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사업시행지침과 사업집행계획을 변경하는 등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농산물 비축 물량 결정이 소극적이고 사후적으로 변했다.
지난 7~9월 극심한 가뭄과 이례적인 고온으로 인해 배추 생육이 부진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지난달부터 출하가 시작된 고랭지 배추의 경우 재배면적 감소라는 이중고까지 덮치면서 배추 한 포기가 1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정부비축사업으로 비축된 배추 물량은 △7월 1105톤 △8월 0톤 △9월 0톤에 그치면서 시장에 풀 물량이 없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결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배추 1100톤을 긴급 수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배추를 수입한 건 2010년(162톤), 2011년(1811톤)·2012년(659톤)·2022년(1507톤)에 이어 네 번째다. 이로 인해 감사원의 근시안적인 감사가 올 여름배추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중국산 배추를 2년 만에 수입하는 상황까지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준병 의원은 "올 여름배추의 가격 폭등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 감사로 인한 비축 물량 확보 실패에서 발생했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보호받을 수 있도록 농산물의 정부비축사업의 운영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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