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도의회 김미리 의원 질의에 "열람 제한에 굉장히 놀라…세계적 권위의 부커상 수상 작품"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경기도내 일부 학교에서 아시아 여성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가 유해도서로 분류·폐기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도의회 도정질의답변에서 이 책의 열람제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1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4개월전 경기도에 등장했던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논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지난 6월 12일 개최된 경기도의회 제375회 2차본회의 도정질의답변에서 개혁신당 김미리 의원(남양주2)이 각급 학교의 도서 열람 제한 및 폐기에 대한 의견을 물은 데 대해 답변한 내용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 영상에서 "제가 그 책을 대학 총장 할 적에 학생들하고 독서클럽에서 같이 읽었던 책"이라면서 "그런 책이 열람 제한이 돼 있다는 걸 보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랐다. 그 책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부커상 수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책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관습과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은 대단히 건전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금 152건 중 99건을 (공공도서관) 간행물 윤리위원회에서 심사한 건을 그렇게 (열람제한) 했다고 한다"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시군 조례에 따라 (간행물 윤리위원회에서 심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표현의 자유와 여러 상황 등을 볼 때 그렇게 일방적으로 갈 사항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각급 학교에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협의에 따라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도교육청 공문에는 보수성향 학부모 단체의 주장이 포함된 보도 내용 등이 참고용으로 제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기준 도내 초중고 2490개교에서는 2517건이 청소년 유해 성교육도서로 파악돼 폐기됐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도내 사립 A 고등학교에서 자체 심의를 거쳐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11일 소설 '채식주의자'가 유해도서로 지정·폐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특정 도서를 유해도서로 지정해 폐기토록 지시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에 이어 두번째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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