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승인 조건인 사회적 합의 전에 고시문 먼저 올려 '주객 전도'
[더팩트 | 익산=홍문수 기자] 전북 익산시가 신흥정수장 개발을 위해 광역상수도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익산시는 광역상수도 전환을 위한 환경부의 승인 조건인 사회적 합의 과정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고시문을 먼저 올리는 등 앞뒤가 바뀐 엉터리 행정을 펼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진영 익산시회 의원은 7일 열린 제265회 익산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익산시가 2022년 6월 환경부로부터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 승인을 받았는데, 승인 조건인 사회적 합의를 위한 공청회와 여론 수렴 등 공론화 절차를 최근 마쳤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이어 "익산시는 2014년부터 수자원공사를 통해 용담댐 물을 공급받는 광역상수도 도입을 추진했는데 물값 인상 등 시민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면서 "그런데 지난 6월에는 익산시가 개최한 시민공청회에서 토론자 5명 모두가 광역상수도 전환에 찬성하는 입장을 대변했고, 이해 당사자인 수자원공사 직원도 포함되면서 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그러면서 "(익산시가) 2022년 6월 수도정비기본계획을 변경하고, 7월 보완된 내용을 정리해 최종보고서에 부록을 수록해 수도정비계획을 고시해 버렸다"며 "올해 6월까지 공청회를 개최하고 사회적 합의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시문을 미리 올리는 등 앞뒤가 바뀐 행정으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익산시는 시민들이 모르면 그만이라는 태도에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익산시는 지난 5월 신흥정수장 주변을 공원화하기 위한 사업에 돌입했는데 그 일대 사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290억 원이 투입됐고 앞으로도 1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광역상수도 전환을 기정사실화하고, 신흥정수장을 폐쇄한다는 전제 하에 공원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손 의원은 익산시가 지난 9월 시민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손 의원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57%인 527명이 광역상수도 전환에 찬성한다고 밝혔는데, 여론조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설문 문항 4가지 중 첫 번째인 ‘광역상수도 전환’에 대해 시민들이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13.6%만 알고 있다고 답했고, 86.4%인 대다수는 내용을 알지 못 한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항목인 ‘자체정수장 유지’에 대한 질문에는 84.5%가 찬성하고, 15.5%가 반대했는데, 세 번째 항목 ‘광역상수도 전환’에 찬성하는지 묻는 질문에서는 87.3%가 찬성하고 12.7%가 반대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결국 여론조사에서 익산시민은 자체정수장도 찬성하고 광역상수도 전환도 찬성하는 모순된 입장을 나타냈는데 마치 대다수 익산시민들이 광역상수도 전환에 찬성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는 것이다.
손 의원은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실시한 여론조사의 맹점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며 "네 번째 질문에서 나온 광역상수도 찬성 57.2%는 그 수치에서나 전후 맥락으로 볼 때 시민의 총의를 모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고 말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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