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TRQ 증량 시 의무제출 자료 상습적 누락
국내 생산농가 보호대책은 전무
[더팩트 | 김제=이경선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TRQ(저율관세할당) 농산물 수입 과정에서 다수의 필수 자료를 누락하거나 부정확하게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사안은 국민의 식량 안보와 농산물 시장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TRQ 농산물 수입 시 기재부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자료를 다수 누락했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작성해 기재부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택 의원실에 따르면, 농식품부가 기재부에 TRQ 증량 요청 시 ‘시장접근물량 증량에 관한 규칙'에 따라 7가지 자료를 제출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이 누락됐다.
‘증량이 당해물품 생산농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를 윤석열 정부 들어 최소 6번 이상 누락했으며, ‘당해연도와 그 전후 3년간의 수급실적 및 계획’ 등에 대한 자료 가운데 ‘향후 3년간의 계획’ 등은 어떤 자료에도 없다 .
의원실에 따르면, 더 큰 문제는 상당수의 자료에서 ‘생산농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오류와 허위 사실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2022년 7월 참깨에 대한 TRQ 추가 증량 요청 시에는 자료에 첨부된 ‘생산현황’ 표와 맞지 않는 설명이 기재돼 있다.
최근 5년간 참깨 재배 면적 및 생산량은 큰 변화는 없으며, 지난 2018년 생산면적 및 생산량 일시적 감소라고 설명했지만 ‘생산현황’ 표에서는 최근 5년간 참깨의 생산면적이 15% 감소하고 생산량은 50%나 감소한 것으로 계산된다.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 이유는 2019년 자료를 그대로 ‘복붙’했기 때문으로 부실과 오류투성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모순적인 설명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2023년 맥아 TRQ 증량’ 자료에서는 ‘국내 생산량은 전체 수요량의 19%’라고 했다가 ‘생산농가 영향’ 항목에서는 ‘국내 맥아 생산농가 없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023년 8월 양파 TRQ 증량 시 작성된 기재부 제출 자료에는 ‘TRQ 증량 물량은 6월 수확기 이후 7월에 도입돼 국내 생산농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라고 돼 있지만 저장성 있는 농산물에 대해 수확기만 피하면 된다는 판단은 부적절하다.
농식품부의 설명과 다르게 양파는 2022년 할당관세로 1만 9904톤, 2023년 TRQ로 6만 5181톤이 수입 되면서 2년 연속으로 가격이 하락해 올해 수확기 들어와 유통상인들이 매입 자체를 꺼려하게 되면서 농협수매가와 시장가격이 모두 폭락한 바 있다.
결국 국내 생산농가에 대한 보호대책을 외면한 농식품부 자료로 인해 결국 국내 농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원택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기관이 허위 보고서를 바탕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며, "허위 보고서를 통해 국가의 중요한 농산물 수입 정책이 결정됐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로 인해 국내 농업인들과 큰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고 , 정부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농축산물 수입 결정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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