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부천=김원태 기자]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인 '법관기피신청' 제도가 사문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건태(경기 부천병) 의원이 4일 공개한 법원행정처의 법관 기피신청 현황에 따르면 전국 지방법원에 접수된 제척·기피·회피 신청사건 총 5860 건 중 5394 건이 기각·각하되고 단 8건만 인용됐다.
최근 5년간 단 8건, 인용률 0.14%에 그친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민사사건에서 제척·기피·회피가 4203건 있었으나 2022년 2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용되지 않았다.
형사 사건의 경우에도 2020년에 5건, 2022년에 1건을 제외하고는 인용되지 않아 인용률이 0.36%에 불과했다.
형사·민사소송법상 기피는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거나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 신청할 수 있다.
회피는 법관 스스로 해당 재판에서 배제되도록 요청하는 제도이고, 제척은 법관이 사건 관계자인 경우 등 특정사유에 따라 법관을 자동배제하는 제도다.
이건태 의원은 "법관 제척·기피·회피는 형사·민사소송법상 보장하고 있음에도 인용 수준은 사문화된 조항이나 다름없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며 "사법 신뢰 회복과 억울한 재판 방지를 위해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기피신청을 적극적으로 인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법관이 피고인에 대한 공소제기 이전에 그 공범에게 유죄를 선고했다면 제척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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