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경찰위원회, 내년 도입 목표로 로봇 순찰 시연
인공지능 결합한 첨단 치안 기술 선봬
[더팩트 | 전주=이경선 기자] 전북 전주의 밤, 가을바람이 부는 전주 천변에 작은 로봇이 등장했다.
성인 무릎 정도 높이의 자율순찰로봇이 천천히 강변을 따라 움직이며 눈에 띄지 않는 무언가를 탐지한다. 이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전북자치경찰위원회가 주관한 ‘자율순찰로봇 현장 시연’에서 선보인 최첨단 치안 기술의 일환이다.
26일 저녁 8시 전주 천변은 평소와는 다른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어둠이 깔린 강변을 무심히 지나가는 이들에게 로봇의 움직임은 낯선 광경이다.
하지만 이 로봇은 정확하게 치안 사각지대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곳은 도심 속 산책공간으로 이용인구가 많으나 방범시설이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아 치안 취약지로 꼽혀왔다. 생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방범용 CCTV와 조명 설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시연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였다.
자율순찰로봇은 인공지능(AI)과 적외선 센서, 열화상 카메라가 결합돼 있다. 로봇이 움직이는 동안 갈대밭 사이로 무언가 이상한 징후가 포착되면 곧바로 경고음이 울리거나 관제센터로 정보가 전송된다.
특히 밤이나 악천후에도 정확하게 움직이며 납치, 쓰러짐 등 이상 상황을 즉시 감지할 수 있다.
현장을 지켜보던 자치경찰위원회 이연주 위원장은 "로봇이 이동하는 모습이 안정적이고, 예상했던 성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자율순찰로봇이 전북의 치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시연은 전북자치경찰위원회와 전주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용역의 일환이다.
연구 책임자인 박종승 전주대학교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전주 천변을 비롯해 방범 시설이 미비한 지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라며, "특히 심야 시간대에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순찰로봇은 천변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주변, 원룸 밀집 지역 같은 치안 취약지로도 확대 배치될 예정이다.
주민들은 이번 시연을 통해 로봇 치안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참석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기에 밤에는 항상 걱정이 많았는데, 이런 로봇이 있으면 좀 더 안심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북자치경찰위원회와 전북경찰청, 전주시,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뉴빌리티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뉴빌리티는 국내외에서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시켰다.
뉴빌리티 관계자는 "로봇이 순찰뿐만 아니라 향후 배달, 경비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전주에서 열린 이번 시연이 향후 자율주행 로봇의 치안 적용 가능성을 증명할 계기가 될 것"이라 밝혔다.
어둠 속에서 순찰을 마친 로봇이 천천히 원점으로 돌아왔다. 자율순찰로봇은 한번 충전으로 8시간 동안 순찰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일정 부분 배터리를 소모하면 자동으로 충전시설로 복귀해 자체 충전할 수 있다.
이날 자율순찰로봇이 수행한 임무는 비록 시연에 그쳤지만, 그 가능성은 확실했다.
전주 천변에서의 이 시연은 자율순찰로봇의 도입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첨단 기술이 안전한 전북을 만들어갈 미래가 가까이 다가온 순간이었다.
향후 전북자치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자율순찰로봇을 오는 2025년 자치경찰 수요기반 지역문제 해결사업 공모에 참여하고, 향후 전북경찰청, 전주시와 함께 행정·재정적 역할 및 지원체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연주 위원장은 "오늘 시연은 전북이 스마트 치안 시대를 열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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