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의사 일정 파행에 '불똥'
주말까지 일정 넣어…"고향방문 포기"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의원들 싸움에...’, ‘주말까지 끼워 넣은 일정은 도대체 누가 짜는 건가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공무원 내부가 들끓고 있다.
도의회 여·야가 정쟁을 벌이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연휴(16~18일)를 사이에 두고 의사일정을 줄줄이 잡은 탓이다. 고향 방문이나 가족단위 여행을 계획했던 공무원들은 일정을 모두 취소해야 할 판이다.
12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도의회는 애초 지난 2일 임시회를 열어 경기도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심의하고 13일 폐회하려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도의 K-컬처밸리 계약해지와 관련해 행정사무조사를 요구하면서 4일부터 의사일정을 ‘보이콧’해 파행됐다.
도는 지난 6월 28일 K-컬처밸리 민간사업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토지매각 반환금 1524억 원을 이번 추경예산안에 반영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애초 지난달 말 완료하기로 했던 사업의 전체 공정률이 약속과 달리 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K-컬처밸리는 CJ라이브시티가 2016년 도와 협약을 맺고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 6400㎡에 조성하려했던 복합문화단지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그러나 도의 계약해지가 ‘고양시민과 도의회를 패싱한 일방적 조치’라고 반발했다. 경기도와 민주당이 행정사무조사를 약속하지 않으면 예정된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 나설 수 없다며 일주일여 시간만 흘려보냈고, 양당은 지난 11일에서야 의사일정을 다시 합의했다.
도의회는 13일까지 상임위원회별로 추경예산안과 조례안을 심사하고 19일부터 토요일인 21일까지 3일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했다.
23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추경예산안과 행정사무조사 안건 등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했던 행정사무조사특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기로 했다.
다투던 양당이 의사일정을 갑작스레 이렇게 변경하면서 경기도 본청 등 4000여 명과 도의회 500여 명을 비롯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의 ‘황금연휴’ 구상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일부는 추석 당일과 그 다음 날 잠시라도 출근, 예결위 심의를 준비해야 해 고향 방문마저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 때문에 도청 내부 게시판에는 도의원들을 성토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 "직원들은 아주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며 "명절을 맞아 잡았던 일정들 모두 접는다"고 토로했다.
"추석 앞뒤로 연가 쓰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해도 되는 것이냐", "저출산 시대 행복한 가정을 꿈꾼다? 경기도는 불가능(하다)"는 글 등도 있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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