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 "의료행위 제한하고 환자 감금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한전 측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공급 약관에 의한 정당한 절차"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가 지난 5월 수술을 앞둔 대구 중구의 메디빌딩에 전력을 차단해 말썽을 빚은 데 이어 이달 9일 또다시 일부 단전이라는 초강수를 둬 논란이 되고 있다.
메디빌딩 측에 따르면 한국전력 대구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9일 오후 4시쯤 메디빌딩의 엘리베이터 2대 중 1대와 건물 주차타워의 전력을 차단하고, 사용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한전 측은 안내문을 통해 "전기요금이 밀려 여러 차례 계고를 한 다음 최선책으로 하는 조치"라며 '(엘리베이터 등을) 임의로 조작할 경우 업무방해에 해당해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지난 5월 건물 관리단과 분쟁 중 한전 측이 체납했다는 금액 만큼 공탁했음에도 한전 측의 요구대로 요금을 냈다"며 "임차인들과 관리비 분쟁 중인 사건의 변론기일 하루 전에 전력을 강제로 차단한 것은 분쟁 중인 업체와 유착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월 21일 한전 측이 메디빌딩의 전기료 체납 건을 두고 단전이란 초강수를 둔 지 4개월 만이다.
당시 한전 측은 "건물 전체 전기요금 체납 건을 두고 건물관리단과의 문제는 별개로 전기요금 자체가 밀려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밝혔지만,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막고 소방과 경찰에 협조문을 냈다는 거짓말을 하다 들통이 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병원 측은 "전기요금을 고의로 체납하는 것도 아니고 요금을 내기 위해 변론과 조정을 하루 앞둔 시점에 전력을 차단하는 것은 의료행위에 제한을 두고 환자를 감금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의료대란을 가중시키고 환자를 볼모로 돈만 받으면 된다는 나쁜 공기업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전 대구본부 측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공급 약관에 의한 정당한 절차인 데다 2개월 이상 체납 시 사용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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