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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훔치려 4m 땅꿀 파던 일당 검거…전직 석유공사 직원도 가담

  • 전국 | 2024-09-04 17:17
송유관의 기름을 훔치기 위해 유류절도단이 파낸 땅굴 내부의 모습. / 대전 경찰청
송유관의 기름을 훔치기 위해 유류절도단이 파낸 땅굴 내부의 모습. / 대전 경찰청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송유관의 기름을 훔치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서 땅굴을 파던 일당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소재의 한 건물에서 유류를 절취하려던 절도단 일당 9명을 검거하고 이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8일 2층짜리 건물을 임차했고 6월 20일까지 해당 건물의 1층에서 송유관 매설 지점까지 땅굴을 판 것으로 파악됐다.

총책인 A씨는 자금책·석유절취시설 설치 기술자·현장 관리책·땅굴 굴착 작업자·운반책 등 공범을 모집했고 이들과 함께 범행 장소를 물색해 송유관 매설지점 탐측, 석유절취시설 설계도면 작성, 절취 한 석유를 판매할 주유소 임대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들 일당이 판 땅굴은 지하로 4m를 뚫고 들어가 가로 75㎝, 세로 90㎝, 길이 16.8m가량의 땅굴을 파냈고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다 경찰 단속으로 미수에 그쳤다.

또한 주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임차한 창고에는 허위의 물류센터 간판을 내걸고 그 내부에 땅굴로 이어지는 곳을 냉동 저장실로 위장하는 한편, 삽과 곡괭이 등을 이용해 흙을 파내어 소음을 최소화했으며 미리 구입한 대포폰과 대포차를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과 한국석유관리원, 대한송유관공사는 범행을 확인하고 총책 A씨를 비롯해 자금책 B씨, 기술자 C씨, 현장 관리책 D, 자금모집책 E씨, 작업자 F씨 등 6명을 구속하고, 비교적 가담정도가 적은 단순 작업자 등 3명은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특히 기술자인 C와 현장 관리책 D씨는 과거 한국석유공사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4월경에도 통째로 빌린 모텔 지하실에서 땅굴을 파서 송유관 기름 훔치려 했던 일당 전원을 검거하였으나 또다시 이러한 범행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함께 송유관 시설을 특별 점검을 하는 한편,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송유관 관련 범죄에 대하여 적극 수사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이 범행을 위해 파낸 땅굴이 있는 위치가 초,중학교, 도서관, 요양병원, 아파트 등이 있는 도심 한복판이었던 만큼 자칫 지반침하와 붕괴로 인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는 복구가 완료됐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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