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의 당 지도부 입성 거듭 좌절
"호남, 민주당 텃밭 아닌 변방으로 불려야 할 국면"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때로는 과도한 정치의식을 지적받을 정도로 광주는 호남정치 1번지로 일컬어져 왔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텃밭, 혹은 심장이라는 호명이 정가에서 자연스럽게 통용돼 왔다.
광주를 지칭하는 이같은 언급들은 민주당의 지난 정치사를 보면 허명은 아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절대적 지지기반이었고, 노무현 돌풍의 진원지이기도 했다. 민주당 정신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한 5‧18민주화운동의 본산이기도 하다.
광주를 지역구(광산을)로 둔 호남 대표 주자 민형배 최고위원 후보가 18일 후보 8명 중 7위로 경선을 마쳤다. 최종 득표율 9.05%에 머물며 선출직 최고위원 5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시민들은 호남출신 최고위원 도전이 거듭 실패로 끝난 결과를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민형배 후보를 지지했던 광산을 지역위원회 권리당원 A씨는 "호남출신 정치인들의 당 지도부 입성 시도가 거듭 좌절됐다"며 "결과로만 본다면 호남은 이제 민주당의 텃밭이 아닌 변방으로 불러야 할 국면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지역정가는 민 의원의 최고위원 도전 실패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우선 민 의원의 ‘이재명 정권 만들기’ 구호가 다른 친명 일색 후보들 사이에서 변별력 있는 차별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국회 활동을 통해 여의도 정가에서 당 지도부에 입성할 만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호남에서 얻은 높은 득표율을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 경선을 거치면서 지켜가지 못한 것이 그 증거다.
민 의원은 경선에 임하며 고른 지지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경선기간 내내 호남지역을 제외하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한 민 의원이 전국의 당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지 못한 것은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호남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의 위상에 대한 잠재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 분석해볼 수도 있다.
민 의원의 이번 최고위원 도전 실패는 DJ 이후 인물을 통한 호남정치 복원이 여전한 과제로 남겨졌음을 보여줬으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역시장 선거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민 의원 자신의 향후 정치일정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지역정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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