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독립운동가 이국영이 쓰고 임시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불러
[더팩트ㅣ천안=박월복 기자] 독립기념관(관장 김형석)은 제79주년 광복절을 기념해 오는 14일 독립기념관 밝은누리관에서 자료공개행사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여성독립운동가 이국영이 쓰고 임시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불렀던 애국창가집 ‘망향성‘ 원본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이다.
‘망향성’을 포함하여 독립기념관에서 소장 중인 자료 9점도 추가로 공개된다. 특히 기존 자료공개행사와 다르게 이국영 지사의 딸 민유식 선생이 ‘망향성’ 중에서 선곡한 △너도애국 나도애국 등을 함께 부르는 작은 음악회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망향성’은 ‘망향편’과 ‘애국편’ 2권의 노트로 구성돼 있다. ‘망향편’은 △풍년가 △광복군아리랑 △독립군가 등 67곡이 ‘애국편’에는 △봄의 혼 △나라보전 △근화세계 등 96곡이 필사돼 있어 총 163곡의 애국창가를 수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애국창가집 중에 가장 많은 곡이 실려 있으며, 악보와 함께 실려 있는 유일한 필사본 창가집이다.
또한 지난 1910년 이전에 생산되어 가창된 다수의 애국창가가 수록돼 있어 1900년대 이후부터 1940년대까지 애국창가의 지속성과 변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낙화암 △장미화 등 임시정부 산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서 여러 차례 공연됐던 것으로 그 제목만 전해지던 곡의 가사를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
현재까지 전해진 창가 가운데 이번 자료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곡이 10여 곡이 넘는다. 그 가운데 널리 알려진 ‘독립군가’는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져 왔는데 해당 자료를 통해 4절까지 그 가사를 온전하게 확인할 수 있다.
‘망향성’에는 동요, 가곡, 대중가요, 영화 주제가 등 당대 국내에서 유행했던 노래들도 실려 있다. 음반이나 가사지, 악보 등을 통해서 중국에서 나고 자란 독립운동 진영 신세대 청년들에게 이 노래들이 공유됐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대중음악사 연구에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망향성’의 필자 이국영(1921~1956)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국혁명여성동맹 회원으로 활동한 여성 독립운동가이다.
지난 1939년 전후에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의 류저우에서의 공연에 참여했으며 1941년 충칭 토쿄에 거주하는 임시정부 요인과 한인 교포들의 자제들을 교육할 목적으로 설립된 3.1유치원에서 연미당, 정정화 등과 함께 교사로 활동했다.
당시 아이들에게 하모니카를 불면서 노래를 가르쳤던 것으로 보인다. 이국영 집안은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친 이광과 모친 김수현을 비롯해 남편 민영구, 시부 민제호 등이 모두 임시정부 요인으로 활동했다. 남편 민영구는 해방 이후 해군 창설에 기여했으며 해군사관학교 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번 자료공개 행사에서는 이국영 지사의 딸 민유식 선생이 ‘망향성’에 수록된 곡 중 일부를 선곡해서 함께 부르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우선 민유식 선생이 어머니 이국영에 대한 그리움과 어린 시절 중국 토교에서의 삶을 회상하면서 창가집 수록곡 중 나도애국, 너도애국 독창을 한다.
이어서 바리톤 권용만(세종대)의 근화세계 독창, 민유식·권용만의 맛나 생각 중창으로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참석자 전원이 독립군가를 함께 부르며 마무리 될 예정이다. 반주는 신성은(칼로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가 맡는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고국을 그리워하며 독립에 대한 열망을 노래로 표현했던 한인 동포들의 심정을 공감하고, 고난의 세월 가운데서도 결코 낙천적인 삶의 자세를 잃지 않았던 그들을 기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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