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국가 대신 선감학원 공동묘역서 개토 행사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국가를 대신해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국가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인권 유린에 대한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려는 취지에서다.
김 지사는 8일 안산시 선감동 산37-1 선감학원 공동묘역에서 희생자 유해 발굴을 위한 개토 행사를 거행했다.
김 지사는 개토 행사에서 "2022년 10월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진상을 규명하면서 사건의 근본 책임 주체를 국가라고 명시했고, 당시 유해 발굴을 권고하면서 국가 주도로 진행하고 경기도는 행정 지원하라고 못을 박았다"면서 "그러나 올해 초까지 중앙정부는 단 한 차례도 여기에 대한 책임 인정이나 유해 발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서 피해자 분들 한 분이라도 생존해 계실 때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경기도가 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발굴 작업과 모시는 것이 다 끝난 뒤에는 필요하다면 중앙정부에 구상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정부가 각성을 하라고, 필요하다면 소송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선감학원뿐만 아니라 공권력으로 인해 그동안 유린됐던 인권 사례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각성을 시킬 것"이라며 "다시는 국가나 정부라는 이름으로 폭력이 없는 나라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도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해발굴 사전절차인 분묘 일제조사와 개장공고 등을 지난 4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진행했으며, 진실화해위가 2022년과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시굴한 분묘 35기 외에 희생자 분묘로 추정되는 150여 기를 확인했다.
도는 개토 행사 뒤 희생자 추정 분묘에 대한 유해 발굴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발굴이 완료되는 11월쯤부터 그동안 발굴된 유해에 대해 인류학적 조사, 유전자 감식, 화장, 봉안 등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와 경기도, 안산시, 진실화해위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개토 행사는 묵념·추모사·헌시·피해자 사연 발표 및 추모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선감학원 사건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1982년까지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된 선감학원에서 부랑아 교화라는 명분 아래 4700여 명의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암매장 등을 당한 피해자 대부분은 어린 소년들이었다.
진실화해위는 2022년 10월 진실 규명 결정 당시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인권침해’로 결론 내렸다.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경기도와 위법적 부랑아 정책을 시행한 국가를 대상으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 희생자 유해 발굴 등을 권고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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