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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대구 연호지구 개발’ 앞장선 지역 중소업체 군월드의 좌절과 LH의 책임

  • 전국 | 2024-07-17 10:45

IT건설업이란 새로운 업종 선두주자로 지역밀착 기업문화 선보이며 등장
분양 끝낸 로제티움2차, 'LH 허위약속' 손실보상 안돼


대구연호지구 군월드 로제티움 2차 사업예정지 / 대구 = 박성원 기자
대구연호지구 군월드 로제티움 2차 사업예정지 / 대구 = 박성원 기자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지난 2021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자사 사업계획 지역에 집단적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LH 전체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LH는 다양한 쇄신책을 내놓는다고 홍보를 했지만 추락한 신뢰를 만회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지역 관련업계에서는 신뢰 추락의지를 보여주는 시발점으로 IT건설업이란 새로운 업종으로 지역밀착 기업문화를 선보이며 등장한 군월드의 손실 보상부터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 연호지구 개발에 앞장섰지만 LH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7년째 받지 못한 지역 중소업체인 군월드의 좌절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LH의 책임과 신뢰를 일으켜 세우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지역 IT건설 벤처 ‘다윗’ 군월드와 대구연호지구를 둘러싼 ‘골리앗’ LH의 이해하기 힘든 업무 대응과 이후 지켜지지 않는 약속 등은 군월드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다윗’ 기업들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군월드와 LH의 끝나지 않은 분쟁이 긴 세월동안 지역에서 관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다 군월드의 사업아이디어와 지역밀착 문화확산은 중소벤처의 새로운 롤모델이자 윤석열 대통령이 틈만 나면 강조하는 벤처지원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LH의 대응방식은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다.

군월드의 도전 정신과 벤처신문화는 그들의 전개한 사업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군월드는 지역 중소건설업체로 지난 2017년 도심형 타운하우스인 로제티움 1차를 성공시키면서 새로운 도심 거주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만촌 로제티움 타운하우스(로제티움1차)’가 제15회 대한민국 토목건축기술대상 주거용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인공지능(AI)를 접목한 보안 시스템과 독창적인 디자인 설계 등 지역에서 생소한 단독 주택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1%의 사회봉사’를 기업문화로 삼고 매년 취약계층 연탄봉사, 군파크 루지 취약계층 티켓 기부, 세이브드칠드런 봉사, 노숙인 지원센터 급식봉사 등을 꾸준히 했다.

이로 인해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캠페인 착한일터 선정’, ‘대한적십자사 씀씀이가 바른 기업선정’, 사랑의 열매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 등의 포상을 받았다. 여태까지 지역 기업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감각의 ‘더불어 살기’였다.

군월드는 이처럼 기술력과 신문화를 바탕으로 2020년 5월 준공을 목표로 대구 연호지구 타운하우스 건설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준비했다.

그러나 LH가 연호공공주택지구 계획을 발표하면서 착공 지연 사태에 봉착하고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대체부지 등 보상안을 수용, 막대한 손해를 감수했다. 그러나 이마저 LH가 보상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2018년 10월부터 3개월여에 걸쳐 약속받은 보상을 7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재정피해만 따져도 수백억에 달한다. 기존 사업부지는 지하철역과 도보로 2분 거리에 있어 대체부지를 받더라도 기존의 부지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것은 분명한 상황인데 그마저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LH와의 분쟁 해결에 매달리다 보니 로제티움 3차 사업 뿐 아니라 다른 사업도 진행하지 못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던 견실한 업체가 경영위기까지 겪고 있다.

군월드 측은 분쟁해결을 위해 감사원에도 LH의 보상 약속 불이행에 대한 감사청구를 했다. 지난 2021년 3월 감사원은 "LH가 조성원가의 110%에 공급하도록 되어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으나 특정인에게 토지 공급 가격을 확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즉, LH가 조성원가 110%에 대체부지를 군월드에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사실이 있었음에도 그것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군월드 관계자는 "그 당시 말단인 담당 과장부터 LH 박상우 사장까지 민원인과 국회의원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 공공기관이 향후 국민들에게 어떤 신뢰로 사업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현재 사회적 이슈인 임대 피해자들에게도 대안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도 시간만 끌고 거짓으로 일관하다가 국민들의 기억속에서는 잊혀질 것이다. LH의 이러한 방식은 자신의 조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한탄했다.

이에 대해 LH는 "군월드가 제기한 감사원 공익감사청구(‘20.12월) 및 민사소송(‘21.12월)에서 ‘구체적 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서 특정인에게 확약했다고 보기 어렵다’, ‘공사의 기망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로 확인 된 바 있다"고 답변했다.

최근 공공기관과 민간이 모두 주목하는 ‘ESG경영’이라는 것이 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것으로, 'ESG 경영'이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만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이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데 공공기관인 LH는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지 허위 약속을 남발했다. 그 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지역중소업체가 경영위기에 빠졌다.

공공기관인 LH의 약속을 신뢰한 것에 대한 결과로 군월드는 수백억에 달하는 재정손실과 경영위기를 겪게 됐다. 공정성과 신뢰를 담보해야 할 공공기관이 자신이 약속한 것도 지키지 않아 지역중소업체를 경영위기에 빠뜨렸다면 공공기관으로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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