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1사단 여단장 등 6명 송치
임성근 전 사단장 등 2명 불송치
[더팩트ㅣ안동=이민 기자·김채은 기자] 경북 경찰이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고 관련해 수중 수색 지시에 가담하거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방관한 해병대 관계자 6명을 검찰에 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8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해병대 1사단 보병 A 여단장(신속기동부대장)등 6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임성근 전 사단장 등 현장 간부 3명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채 상병이 위험한 하천 본류에 들어가게 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군·소방·지자체 등 관련자 67명을 조사하고 현장감식과 압수수색 등을 거쳤다고 밝혔다.
수사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4~18일 예천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돼 전년 동기간 대비 3배가 넘는 비가 내린 상태였다. 사고 장소인 예천군 내성천은 하천 바닥이 모래로 되어 있어 발이 쉽게 빠지고 흙탕물로 인해 시야는 확보되지 않아 수중 수색을 할 경우 급류에 휩쓸릴 가능성도 높았다.
실종자 수색 작전에서 수중 수색은 소방에서, 수변 수색은 해병대에서 담당하기로 했다. A 여단장은 지난해 7월 18일 오전 7시쯤 ‘장화 높이까지의 수변 수색을 할 것’을 결정했고, 임성근 사단장은 A 여단장 등으로부터 수색 지침을 보고 받고 오후 5시 15분쯤 사단본부로 복귀했다.
오후 8시 30분쯤 A 여단장 및 여단 참모들이 참석하는 화상회의가 진행됐고 당시 화상회의에는 채 상병이 소속된 대대의 포병 C 대대장 등 포병 여단 지휘관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오후 9시 30분쯤 포병여단 자체 결산 회의를 주재하던 포병 C 대대장은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며 수중 수색으로 오인케 하는 지시를 내려 채 상병이 소속된 대대는 허리 아래 높이까지 들어가 수중 수색하게 됐다.
채 상병은 다음 날인 19일 오전 9시 1분쯤 내성천에서 산사태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오후 11시쯤 실종지점으로부터 6.5k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여단장과 포병 C 대대장, 포병 D 대대장, 포병 D 대본부중대장, 본부중대 소속 수색조장, 포병여단 군수과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의 공동정범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채 상병이 소속된 포병부대는 포병업무 특성상 상대적으로 수색작전 개념이나 지침에 대한 이해도가 낮거나 그 경험이 적을 수 밖에 없는데 A 여단장은 회의에 포병여단 지휘관 등을 참석시키거나, 회의결과를 좀 더 상세하고 정확하게 설명·지시하지 않아 포병 C 대대장이 임의적인 수색지침을 하는데 영향을 미친 혐의다.
포병 C 대대장은 A 여단장과 직접 소통하고 수색지침을 하달받아 포병부대 작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는데, 수중수색으로 오인케 하는 지시를 임의로 함으로써 포병여단 수색작전에 혼선을 줘 위험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
포병 D 대대장 등 4명은 포병 C 대대장이 변경 지시한 수색지침이 명백히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예견했으면 상부에 확인해 지침을 철회·변경하거나 그에 따른 위험성 평가 및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등 예상되는 위험방지 노력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임성근 사단장에 대해서는 위험을 더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등의 주의 의무 위반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포병 D 대대 정보과장, 통신부소대장은 다른 병사들과 같이 수색대원으로서 수색활동만 하고 당시 안전 통제 임무를 부여받지 않았던 점을 들어 무혐의로 판단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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