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축제 매년 급증…올해 예산만 80여억 원
위안부 기림일은 350만 원 삭감해 ‘중단’ 위기
[더팩트ㅣ이천=유명식 기자] 경기 이천시가 김경희 시장 취임 이후 축제 예산을 매년 24% 늘려 올해 사업비만 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는 평화의소녀상 기림의 날 행사비 수백만 원은 전액 삭감했다.
27일 서학원 이천시의원 등에 따르면 이천시는 해마다 테마·대상별로 100여 개에 이르는 축제와 행사를 개최 중이다. 투입되는 예산만 2022년 51억 6100만 원, 지난해 67억 8100만 원, 올해 79억 4500만 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김 시장이 취임한 뒤 매년 24% 가량씩 축제와 행사 예산이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축제·행사를 사업비 규모로 보면 10억 원 이상 2건, 1억 원 이상 11건, 5000만 원 이상 16건, 5000만 원 미만 66건 등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지자체 재정이 갈수록 고갈되는 실정에 비춰보면 타당하지 않은 예산편성 방향이라는 게 서 의원의 지적이다.
이천시의 자체 세입 중 가장 비중이 큰 법인지방소득세는 지난해 2850억 원이었으나 올해는 1180억 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대표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 때문인데, 이천시는 올해 법인지방소득세 가운데 10%인 법인소득분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420억 원을 거둬들인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시는 지난해 10월 김경희 이천시장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재정난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천시는 재정난 등을 핑계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행사비 단 350만 원을 삭감해 대조를 보인다. ‘이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지난 2019년 8월 이천시 아트홀 앞 잔디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소녀상은 1992년 일본의 만행을 폭로하면서 일본의 사죄를 촉구한 김복동 할머니를 본뜬 것이다. 위원회는 소녀상 설치 이후 매년 이천시 아트홀 앞 잔디광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를 열어왔다.
하지만 이천시는 이 행사를 위한 보조금 전액을 삭감해 올해부터 행사가 중단될 위기라고 한다.
서 의원은 "긴축재정 상황에서 실효성 없는 축제는 과감히 줄이거나 통폐합해야 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 이천의 역사를 후손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기림일 행사비는 확보돼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천시 관계자는 "재정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국가적 성격의 사업이어서 기림일 보조금을 삭감했다"고 해명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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