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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총선 앞두고 개설된 경기대의 수상한 대학원 특별과정

  • 전국 | 2024-06-18 10:00

경기대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부정 의혹 확산
과정 개설 양정무 "문제 없어…손실 감수하고 진행"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의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브로슈어. /전북=이경민 기자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의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브로슈어. /전북=이경민 기자

[더팩트 | 전북=이경민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기대학교 한류문화대학원(이하 경기대)이 개설한 대학원 특별과정에 대해 각종 부정 의혹이 일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권영세 전 장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 유명 정치인이 강사로 나선 이 특별과정은 학비가 지난 총선에서 전북 전주시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자의 개인사업자 계좌로 입금되면서 가로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대는 현재 이 과정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1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대는 2023년 국민의힘 역사문화특별위원회(위원장 양정무)와 협약을 맺고 한류문화대학원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16주)을 개설한 뒤 1기와 2기 강좌를 운영했다.

국민의힘 역사문화특별위원회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발족된 단체이며, 당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양정무 씨가 맡았고, 이후 양 씨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전주갑 선거구에 출마했다.

통상 다른 대학의 경우 특별과정을 개설할 때 교수평의회 회의를 거쳐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결정을 하고, 학비 등 회계와 관련한 부분도 학교에서 직접 챙긴다.

하지만 경기대는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을 개설할 때 이런 절차 없이 양정무 위원장과 협약서만 작성하고 운영 및 수입 등과 관련한 모든 모든 것을 양 교수에 위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수강료는 부가세 포함 440만 원이다.

경기대에 공식적으로 등록한 수강생은 1기 20명, 2기 6명이지만, 실제 수업은 이보다 더 많은 학생이 수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강생들의 수강료는 경기대 법인 계좌가 아닌 양정무 위원장이 설립한 개인사업자 명의의 제2금융권 계좌로 입금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일부 학생들은 현금영수증을 처리 받지 못했다.

또한 1~2기 수업을 동영상으로 송출하는 대가로 모 언론사에 비용이 지급됐는데, 이 중 일부는 다시 양정무 위원장이 리베이트로 돌려받은 의혹이 제기됐다.

양 위원장은 해당 언론사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또한 경기대는 2기 과정에 대해 수료증 발급을 거부했고, 수강생들이 경기대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하려 하자 그제야 수료증을 늑장 발급했다.

경기대 한류문화 대학원이 모집한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수업료는 양정무 위원장 개인사업자 계좌로 입금받았다. /전북=이경민 기자
경기대 한류문화 대학원이 모집한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수업료는 양정무 위원장 개인사업자 계좌로 입금받았다. /전북=이경민 기자

이런 논란에 대해 경기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대 관계자는 "학비를 학교 법인 계좌로 받지 않은 이유는 추가 법인 통장개설이 어려워서 그렇게 처리했다. 1기 초기에는 모 재단으로 받다가 중간부터는 양정무 교수 개인 계좌로 받았다"면서 "학비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모르지만, 학교는 수입이 중요하니 협약에 따른 회계상 문제만 없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기대의 해명과 달리 특별과정을 수강한 학생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학생은 "유명 인사들을 내걸고 모집했지만, 실제 수업은 일부 인사만 참석했다. 나는 부가세(VAT)까지 포함된 금액을 입금했지만, 지금까지 세금 처리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대가 공식적으로 모집한 과정인데 수료증 발급을 거부하고 수료식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건 양정무 위원장의 선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사기극이 아닌지 조사해봐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생은 "수강료를 내고 16주 과정을 성실하게 수강한 학생들이 수료증을 지금까지 받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경기대에 공식적으로 등록하지 않은 더 많은 학생에게 수료증이 발급됐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1기는 경기대에 20명의 수강생이 등록됐지만, 학교는 대학원 수료증을 29장 발급했고, 2기 등록 학생은 6명에 불과한데 수료증을 무려 24장이나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정무 위원장은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강좌를 개설하기 위해 3600만 원씩 2번을 경기대에 먼저 입금했다. 수업료를 내지 않은 학생들도 있고, 강의료 및 운영비 등을 계산하면 적자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사를 알리고 바로 세우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또 "수업료 동영상을 송출하는 대가로 이뤄졌던 리베이트는 해당 언론사와 나와의 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은 경기대 홈페이지에 과정과 모집 요강 등이 소개돼 있지만, 이 과정을 개설한 양정무 위원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지난 총선에 출마하면서 폐강된 상태다.

지난 3월 23일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 수강생들이 사비를 모아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2기 수료식을 진행했다. 앞서 경기대는 과정 수료증 발급과 수료식을 거부했다. /전북=이경민 기자
지난 3월 23일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 수강생들이 사비를 모아 '역사문화 최고지도자 과정' 2기 수료식을 진행했다. 앞서 경기대는 과정 수료증 발급과 수료식을 거부했다. /전북=이경민 기자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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