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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갈선희 대구 북부도서관장 "문해력은 책읽기 통해 길러져"

  • 전국 | 2024-05-23 17:18

소그룹 만들어 책읽고 토론, 글쓰기 활동
시선 추적 검사, 어휘력 테스트 후 책읽기 활동


제갈선희 대구 북부도서관장 / 북부도서관
제갈선희 대구 북부도서관장 / 북부도서관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학령기 아이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는 가운데 문해력 향상을 위해 수년 동안 노력해온 제갈선희 대구 북부도서관 관장은 "문해력은 꾸준한 책읽기를 통해 길러진다"고 확신했다.

제갈 관장은 지난 2021년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독서문화과장이던 시절에도 도서관 직원들과 매주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그룹을 만들어 참여할 정도로 책읽기 교육에 열정이 넘쳤다.

기존의 도서관들이 외부강사에게 맡겨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제갈 관장은 매주 도서관 직원들과 함께 아이들과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쓰기 활동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제갈 관장은 "외부강사에게 프로그램을 맡겨 재미를 경험하게 하는 ‘책놀이’ 수준의 프로그램으로는 아이들의 문해력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월 서부도서관 관장으로 부임한 제갈선희 관장은 본격적으로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독서토론 그룹을 운영했다. 아이들과 함께 토론할 교사들을 10여 명 모집해 교육을 하고 이 교사들이 각각 최대 5명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소그룹을 만들어 운영했다.

이후 2024년 1월 북부도서관 관장으로 부임하고 나서도 문해력 향상을 위한 책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제갈 선희 관장과 일문 일답>

- 서부도서관에서 소그룹을 만들어 책읽기 프로그램을 하셨던 이유와 실제 어떤 효과들이 있었나요?

서부도서관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어요. 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글자는 읽기는 하는데 읽은 내용을 이해하는 단계까지 가기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책읽기를 통한 문해력 향상이라는 목적으로 진행을 했어요.

특이점은 한 명의 선생님이 5명의 아이들과 소그룹으로 진행을 했어요. 함께 책을 읽고 책 이야기도 나누고 질문을 던지면서 마지막에는 자기 생각을 글로 쓰는 것까지 긴밀하고 밀도있게 진행을 했어요. 사전 사후에는 민간단체에서 개발한 독서 능력 평가를 했었는데 향상도가 매우 올라간 사례들이 많았어요.

특히 아이들이 책 읽기가 재미있어지고 책 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재미 있는 독서활동이라는 경험을 하면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어요. 그걸 보면서 이렇게 책 읽기를 하는게 매우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고요.

선생님들의 경우에도 지금까지는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과 서로서로 이야기하며 요즘 말로 티키타카 소통을 하면서 아이들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본 거예요. 처음에는 읽기도 힘들어하다가 나중에는 읽기도 잘하고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힘들어하던 애들이 나중에는 생각도 많아지고 그걸 말로 조리있게 표현하면서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까 ‘이런 수업 괜찮네’ ‘아이들이 되게 재미있어 하고 나도 이 책에 대해 깊이 있게 읽어 가네’라며 후기도 되게 좋았어요.

- 북부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 문해력 향상을 위해 어떤 것을 하고 있나요?

제가 그동안 도서관 어린이 자료실에 자주 가서 아이들이 어떤 책을 즐겨 읽는지 살펴보면 글밥이 많은 책은 별로 안 보였어요. 90% 이상이 만화책을 보는 거에요. 물론 만화책이 재밌고 좋아요.

근데 더 성장을 하면 어쨌든 글자가 많은 책을 봐야하는 시기가 어쩔 수 없이 다가오는데 사실은 어른도 아이들도 요즘 긴 글을 못 읽어내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이들에게도 그런 현상이 당연하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독서교육 인프라가 잘 돼 있는 도서관에서 글을 읽기 힘들어하고 글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모집해서 ‘아~ 글 읽는 거, 책 읽는거 재미있네’라는 수준까지만 도와줘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쉬워지겠다 싶어 ‘티처스, 독서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으로 문해력 증강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40명을 모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지금은 너무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미디어에 노출이 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어요. 우리가 스마트폰을 볼 때와 책을 볼 때 시선이 움직이는 것이 달라요. 그래서 사전에 시선추적 검사와 어휘력 테스트를 하고 10회에 걸쳐 책읽기 활동을 하고 마지막으로 시선 추적 검사와 어휘력 테스트를 통해 책 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보여주려고 진행을 하고 있어요.

대구 북부도서관에서 현재 진행하는 문해력 향상프로그램 '티처스, 독서를 부탁해'는 10회차에 걸쳐 책 읽기를 진행하고 오는 6월 22일 부모님들에게 사전 테스트와 사후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며 책읽기를 통해 아이들이 개선된 점을 설명하는 보고회를 끝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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