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 도수터널 차수벽 철거...담양·광주 등에 물 안정 공급
관련 기관들과 협의체 구성하고 연이은 주민과 대화로 설득
[더팩트 ㅣ 담양=이종행 기자] 전남 담양군이 14년 만에 닫혔던 담양호 물길을 다시 열었다.
담양호는 농업용수 주요 공급원으로, 농번기철과 가뭄철에는 물이 부족해 농민들의 애를 태우는 등 저수량 확보는 군과 군민의 오랜 숙원 사업 중 하나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21일 담양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29일 전북 순창군 구림면 도수터널 차수벽을 철거한 뒤 풍년을 기원하는 통수식을 개최했다.
순창 도수터널은 지난 2010년 3월 문이 닫힌 이후 14년 만에 물길을 다시 찾게 된 셈이다. 도수터널 차수벽이 허물어지면서 담양군 금성면 담양댐은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총저수량 7007만 톤인 담양댐(유역 면적 6560ha)은 지난 1976년 준공 당시 순창 도수터널에서 24%의 물이 간접적으로 유입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순창군민들은 14년 전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자 도수터널에 2m 높이의 콘크리트 차수벽을 설치한 뒤 담양댐 유입 수량을 제한했다.
이후 담양댐 평년 저수율은 50% 미만으로 낮아졌으며, 지난해 봄 갈수기 땐 최저 28%까지 저수율이 내려가는 등 농업용수의 원활한 공급에 어려움이 따르면서 군민의 불편이 커졌다.
또 담양호는 담양을 포함한 인근 장성군과 광주시 등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주요 수원인데,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율이 평년 대비 절반 수준인 32.1%까지 떨어지는 등 물 부족에 따른 제한 급수를 고려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병노 군수의 적극적인 '발품행정'이 2m 높이의 콘크리트 차수벽을 내려 앉혔다.
이 군수는 지난해 8월 31일 순창군을 비롯한 순창군 구림면 마을주민, 한국농어촌공사 담양지사와 순창지사 관계자를 연이어 만나 담양군민의 어려운 속사정을 고스란히 전달한 뒤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구림면 마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물 공급량과 방법 등 다양한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또 담양과 순창 일대 상습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부처와 국회를 연이어 방문, 예산 60억 원이 소요되는 농촌용수 이용 체계 개편 사업 기본조사 지구로 선정해 줄 것을 부탁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해 기본조사 지구로 선정되면서 용역비 3억 원도 확보했다. 특히 최영일 순창군수와의 면담도 10차례 이상 진행하면서 마을 주민들과의 대화도 이어갔다.
마을 주민들은 이 군수의 진심 어린 태도에 결국 마음의 물꼬를 튼 뒤 지난해 7월 27일 순창군 구림면 이장회의 주민설명회에서 도수터널 차수벽 철거를 최종 결정했다.
도수터널 차수벽이 철거되고 담양댐도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가 이뤄지면서 담양과 순창, 장성, 광주에 원활한 농업용수 공급이 가능해졌다.
또 농촌용수 이용 체계 개편 사업이 마무리되면 상습 가뭄지역인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 8ha와 순창군 금과면 약 80ha에도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병노 담양군수는 "이번 통수식은 단순한 차수벽 철거 행사가 아닌 전남·북 지자체, 그리고 농어촌공사의 광역 협력과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일궈낸 상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올 한해도 물 부족 없는 풍년 농사를 기원하며, 지금까지 고생한 담양군과 순창군, 농어촌공사, 주민 등 관계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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