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창회 "동창회보에 한재숙 영남학원 이사장 인터뷰 요청"
영남학원 "모든 인터뷰에 다 응해야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
영남권 대표 사학 중의 하나인 영남대학교가 내홍을 겪고 있다. 총장 연임과 관련된 학교 정관 개정을 두고 대학(총장 측)과 총동창회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학교 측이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제도를 폐지하면서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는 영남대 내홍을 연속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경산=김민규·김채은 기자] 학교법인 영남학원과 영남대 총동창회의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영남대 총동창회가 영대동창회보를 통해 한재숙 영남학원 이사장에게 총추위 폐지 경위에 대한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재단 측은 이를 거부했다.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님, 거듭 인터뷰 요청드립니다.' 영남대 총동창회 측은 지난 4월 5일 자 영대동창회보를 통해 한 이사장에게 질의한 인터뷰 질문을 모두 공개했다.
이들은 공식 인터뷰 요청 배경에 대해 "학교법인 영남학원 이사장의 이사회 운영 전반에 대해 문의를 해도 반응이 없다"며 "27만 동문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법인 측에 문의를 해도 '공개된 자료만으로 궁금증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며 총동창회의 요청을 거부하고 지난해 9월과 10월 기사에 대한 정정 요구만 했다"고 밝혔다.
영대동창회보에는 지난달 22일 영대동창회보 편집위원회가 영남학원 기획실장에게 보낸 공문도 실렸다. 공문 내용은 동창회보 4월 5일 자 발행에 한 이사장의 인터뷰를 싣는다는 걸 알리고 총추위 폐지와 관련한 총동창회와 모교의 갈등 해결을 위한 법인의 입장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또 총추위 폐지 당시 이사회 관련 녹취 내용과 열람을 통해 분쟁의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같은 지면에는 영남학원 측이 지난달 25일 보낸 공문을 게재해 영남학원의 입장도 실었다. '일부 요청 사항에 대해서는 누차 밝힌 데다 대부분 사항들이 법인에서 별도 입장을 설명할 필요성이 없다', '일부 사항들은 공개된 사실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뷰를 사양한다', '지난해 9월과 10월에 영대동창회보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재차 정정 요구를 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영남학원 측의 답변이다.
총동창회가 영대동창회보를 통해 한 이사장에게 질의한 것은 총 17가지다. 2022년 12월 영남학원 이사회가 폐지를 의결한 총추위에 관한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이들은 "총추위 폐지가 결국 다수의 의견을 들어 총장을 임명하는 것이 아닌 재단의 결정으로 총장을 연임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총추위 폐지 이유와 배경, 그 과정에 관한 질의를 이어갔다. 나아가 한 이사장과 관련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함으로써 향후 파장이 일 수 있는 질문까지 정리했다.
지난 9일 <더팩트>의 첫 보도 이후 지역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외부에까지 크게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졸업생 허모(95학번·경영학과) 씨는 "총장이 연임을 하든 말든 관심이 없지만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총동창회가 요구하는 자료나 녹취록 등을 공개하고 사실일 경우 사실적시 명예훼손, 허위일 경우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면 될 걸 왜 묵묵부답으로 일을 키우는지 모르겠다"며 학교와 재단 측의 대응을 힐난했다.
또 다른 졸업생인 김모(93학번·영문과) 씨는 "동창회 측이 주장하는 것이 사실이고 억울하다면 형사나 민사소송을 걸거나 집회 같은 것을 통해 갈등을 풀어가야지 무슨 집안싸움을 이렇게나 요란하게 하면서 전국적으로 학교 망신을 시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총동창회 측은 "총장에 대한 연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의견을 들어 총장을 선출하던 정관을 재단이 절차적 하자 논란까지 일으키면서 임명제로 바꾼 것에 대한 동문들의 항의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법인의 총장 선출제도가 학교 발전 측면보다 특정인의 사욕을 위한 시대 역행적 발상이 될 우려 때문에 동창회가 이렇게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남학원 측은 "모든 인터뷰에 다 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일축했다. 또한 영대동창회보에 실린 내용에 대한 반론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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