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회장 취임 후 쿨비즈룩 도입 등 작은 변화 시작
효율화 중심의 조직 개편으로 현장 경영 안착 도모
포스코 장인화 회장 체제가 지난달 22일 공식 출범했다. 현장 경영을 강조한 장 회장은 취임 첫 일정으로 포철 2열연공장을 찾았다. 하지만 장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내부 경영뿐만 아니라 포스코그룹과 포항지역 각계 사이에 벌어진 마찰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도 적지 않다. 특히 반드시 청산해야 할 포스코의 협력업체 관련 문화는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의 생사가 달려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다. <더팩트>는 새롭게 체제에서 비상을 준비하는 국민기업 포스코의 미래를 위해 협력업체를 둘러싼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거기에서 교훈을 찾고자 한다. [편집자주]
[더팩트ㅣ포항=김채은 기자] 지역 상생과 더불어 기업 상생의 또 다른 축이자 어쩌면 가장 큰 축이 바로 노사 상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수익 창출이고 이런 시각에서 노사 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포스코그룹의 노사관계 상생 구축이 장인화호 출범 이후 처음 시험무대에 올랐다.
포스코노조는 지난 8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을 찾아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받은 노조탈퇴 종용 사례 등 조직적인 부당노동행위와 주 52시간 초과근무 등 200여 건에 이르는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고발했다.
노조는 올해 들어 갑자기 노조를 탈퇴한 인원이 급증하자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달 초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위법 사항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복수노조 중 대표 교섭노조인 한국노총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관련 사례를 공개하고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그룹 측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오히려 회사는 관계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의거해 노조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취임 초부터 현장 경영을 강조한 장인화 회장이 처음으로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시험대에 선 만큼 관심이 크다며 이번 갈등의 해결이 향후 포스코 노사 상생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 회장 취임 이후 작은 변화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어 노사 상생의 '물꼬'를 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자율복장 규정 확대가 그중 하나다. 그동안 꾸준히 직원들의 요구가 있어 왔던 자율복장 규정을 확대 적용하게 되면서 앞으로 포스코 전 사원은 반바지와 샌들을 착용하고 출퇴근이 가능하게 됐다.
쿨비즈룩 출퇴근이 가능해진 건 직원들의 지속적 요구가 장 회장 취임과 더불어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 보인다. 이미 지난해 8월에 전 계열사에서 자율복장제도를 시행했지만 쿨비즈룩은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가능하게 되면서 장 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긍정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기업 수장의 현장 경영 강조의 종착점이 노사 상생을 바탕으로 기업 이윤 창출의 최대화란 점에서 자율복장 규정 완화가 오는 6월 28일까지 100일간 이어질 장 회장의 현장 경영의 의미 있는 상징임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다 이달 초 장 회장이 단행한 효율화 중심의 조직 개편도 기존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지주사 조직 구조를 가볍게 한 동시에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면서 여성 임원을 중용했다는 점 등이 큰 변화로 꼽힌다. 자율복장부터 조직 개편까지 장 회장식 변화의 바람이 부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올 초부터 시작한 격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가 직원들의 유연한 근무 여건 조성을 고려한 시스템인 데다 포항제철소의 직원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사내 심리상담실 운영 확대도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띄는 부분이기도 하다. 포항제철소 심리상담실인 '마음챙김센터 휴'는 국내에 근무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외국에 사는 임직원이나 교대 근무 등으로 운영시간 중 상담이 어려운 직원도 앱을 통해 상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포스코인재창조원은 정년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인생 2막 설계를 도와주는 GLD(Green Life Design)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4일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열린 교육인 1단계 진로 설계 워크숍에 이어 7월에는 2단계로 부부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임직원들이 고령화 사회에 단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올해 퇴직을 앞둔 만 60세 직원뿐만 아니라 퇴직을 2년 앞둔 만 58세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예비과정도 신설해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노조 고발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아직 지켜봐야 하겠지만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아래에서부터 노사 상생을 위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건 분명한 만큼 포스코의 지역 상생과 더불어 노사 상생이 어떤 식으로 자리 잡아 기업과 지역 나아가 국가 전체에 보탬이 될지 주목된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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