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나이 어린 청소년들에게 낙인 찍는 것은 가혹"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동급생에게 함께 상해를 가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한 여고생 2명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도정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유사성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A(16·여)양과 B(16·여)양을 대구지법 가정법원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A양과 B양은 지난해 11월 4일 C(16·여)양에게 함께 상해를 가하고 성적 학대행위를 하며 이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양은 촬영한 영상을 지인에게 유포하고, B양은 C양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뺏는 범행도 저질렀다.
검찰은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 같지 않으며, 미성숙한 소년이라고 하지만 범죄의 중대성에 비춰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며 A양에게 장기 10년· 단기 5년, B양에게 장기 8년·단기 4년을 구형했다. 또 두 사람에게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의 변호인은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C양이 지인들에게 ‘A양이 남자관계가 복잡하다’고 소문을 퍼뜨린 것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A양이 반성하고 있으며 C양이 요구하는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선처를 탄원했다.
B씨의 변호인은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과 아직 미성년자인 점을 참작해 건전한 성장을 위해 형사처분이 아닌 가정법원 소년부 송치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아직 나이가 어린 만 16세 학생들이며 왜곡된 성적취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형사재판으로 낙인을 찍기보다 건전한 청소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소년부 송치 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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