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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광주 서구갑 옥중 출마 송영길 대표 배우자 남영신 (영상)

  • 전국 | 2024-03-20 17:12

"검찰독재에 가장 앞장서 싸운 송영길의 사슬 풀어, 광주가 정권 조기퇴진 활화산 됐으면"

19일 오후 광주 서구갑에 옥중 출마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배우자 남영신 여사를 <더팩트>가 만났다. 남 여사는
19일 오후 광주 서구갑에 옥중 출마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배우자 남영신 여사를 <더팩트>가 만났다. 남 여사는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위로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광주=나윤상 기자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구속 수감 중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광주 서구갑에 옥중 출마했다. 후보가 유권자를 직접 대면할 수 없는 선거이기에 배우자인 남영신 여사가 '아바타'가 돼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남 여사는 80년대 운동권 커플로 송 대표를 만났다. 이후 현장 노동운동에 투신한 연인이자 동지로 지냈고, 인권 변호사를 거쳐 5선 의원에 인천광역시장을 지낸 정치인의 아내로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다.

남 여사는 지난 14일 송영길 대표의 옥중 출마 선언문을 대독하며 목이 메이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 착잡한 심연을 들여다보고 싶어 <더팩트>가 그녀를 만났다. 대담은 송영길 선거 캠프(광주 서구 쌍촌동)에서 진행됐다.

-검찰과 변호인이 공소 혐의를 두고 팽팽하게 다투고 있지만 송 대표는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검찰이 송 대표를 묶는 일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송 대표가 검찰독재에 맞서 가장 앞장서 싸웠다. 자신이 법률가이기도 한 송 대표 스스로가 무죄라고 확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국 반윤 집회를 다 찾아다녔고, 서초동 앞에서 매주, 그리고 거리에서 한동훈 정치 검찰의 적폐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송 대표는 검찰독재 퇴진 투쟁의 선봉에 선 유일한 현역 정치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통과하면 용산 집무실을 둘러싼 '인간 띠잇기'를 시민단체에 여러 차례 제안하기도 했다. 제안이 현실화되면 그곳에서 먹고 자겠으니 슬리핑 백 사놓으라고 저한테 부탁을 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김건희 여사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송영길이라는 말이 대통령 주변에서 나돈다는 얘길 듣기도 했다.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 그만두기 하루 전날 전격 구속 결정이 내려졌다. 정권 입장에서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송 대표의 구속 재판은 권력에 가장 밉보인 야당 정치인에 대한 탄압이다.

- 일주일 전쯤 광주에 내려와 시민사회 유력 인사들을 두루 만난 걸로 알고 있다. 송 대표 광주 출마에 대한 여론은?

많은 분들이 남편이 억울하고, 또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을 퇴진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전사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빨리 풀려나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 광주 왔을 때 시민들이 '송영길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그동안 주류 언론이 송영길이 윤석열에 가장 앞장서서 맞서 싸운 것은 보도를 잘 안하고 돈 봉투 사건을 집중 부각하면서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몰아세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놀랐다. 광주는 확실히 정치의식이 높은 지역인 것 같다. 정권이 무도한 짓을 벌여도 민주당은 국회에서 성명서 발표하고 국회 앞에서 집회하는 걸로 끝낸다. 침대 축구 한다고 비판받고 있다. 왜 민주당 그렇게 밖에 못하냐고 불만을 얘기하면서 싸움은 송영길처럼 해야 한다고 격려해 주셨다. 수도권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한 정치의식을 실감했다. 60대~70대 나이 드신 시민들이 제 손 잡아주며 '억울한 것 다 안다' ;힘들어도 참고 함께 싸우자;고 오히려 위로해 주셔서 눈물겨웠다. 광주시민들 대단하시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다.

- 송 대표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래도록 지켜봤다. 송영길은 어떤 정치인인가?

다음 생에는 만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남편으로서는 꽝이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는 가장 존경한다. 지금까지 제가 만났던 정치인 중에서 가장 진정성 있고 가장 성실한 정치인이라 평가한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늘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국회의원이라는 역할을 늘 잊지 않고,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반도 평화 전략, 외교‧경제‧국방에 대한 고민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고 공부하고 연구해 왔다. 그렇게 민족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에 노심초사하는 정치인을 저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정치인 송영길을 존경한다.

- 송 대표가 신념의 정치를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배우자 남영신의 역할이 8할이었다는 평가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내면의 동력은?

과장된 평가다. 선거를 할 때도 후보자의 역할이 90%다. 그리고 나머지 10%가 배우자와 지지자들의 몫이다. 그 10% 중에 배우자의 역할이 있을 뿐이지 90%는 후보자 본인의 상품성이 결과를 만든다.

송 대표는 초선 때부터 지역구 일보다는 국리민복을 위한 입법이나 국가 정책 입안 등 의정활동에 매진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지역구 관리 못해 다음 선거 떨어지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생길 정도였다.

그러나 제 입장은 좀 달랐다. 좀 단순한 생각인지 모르지만, 저 자신이 남편 뽑아달라고 선거운동 했고, 당원이나 지역 주민들이 도와준 덕분에 당선됐으니, 그분들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지역구 일은 제가 다 맡아서 하다시피 했다. 당원들도 남 여사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늘 얘기하셨다. 계양을 떠나기 전까지 20여 년 동안 주민 섬기고 봉사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 측면에서 제 역할이 있었을 뿐이다.

출마기자회견 때 옥중출마 선언문을 대독하며 울먹였던 이유를 묻자 남 여사는
출마기자회견 때 옥중출마 선언문을 대독하며 울먹였던 이유를 묻자 남 여사는 "홀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처지가 너무 외롭게 느껴져 옥중의 남편이 그리웠다"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광주=나윤상 기자

- 출마 기자회견 당시 옥중 출마 선언문 대독하면서 많이 울먹였다. 어떤 복받침이 있었는가?

(눈시울 붉어지며) 선언문 첫머리에 '광주시민 여러분, 서구갑 주민 여러분, 소나무를 심어주십시오'를 읽는데 갑자기 구치소에 있는 남편이 떠올랐고, 그의 억울한 처지가 생각나면서 감정이 복받쳤다.

그리고 선거할 때마다 늘 남편이 있었고, 민주당이 있었고, 당원들이 있었는데, 이제 저 혼자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막막한 생각이 치밀었다. 20년 동안 저를 지켜주던 모든 지지대가 없어진 외로운 처지여서 그 어느 때보다 남편이 그리웠다. 또한 광주시민들과 서구갑 주민들이 송영길을 얼마나 지켜주실지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복잡한 심정이었다. 지금도 그 걱정은 마찬가지다.

- 큰 선거를 6번이나 치른 정치인의 배우자였다. 선거를 잘 아시겠지만 이번 광주 서구갑 선거는 어떻게 치를 계획인지?

말씀 드렸지만 그동안의 선거는 남편도 있고, 든든한 당도 있었다. 지금은 남편도 없고 이제 막 창당한 소나무당은 연약한 상태이다. 제가 후보의 위치에 서서 선거를 해야 하는데 서구에 전입신고 하고 거처를 마련했지만 광주와 서구갑 주민들에 대해 솔직히 모르는 게 많다.

그래서 주민들의 얘기를 잘 듣고 배우면서 또 주민들이 송 대표에게 어떤 것을 원하는지 귀담아들으면서 소통하는 것이 선거운동의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 많이 듣고 많이 배우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

지금 며칠째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데 제가 머리 숙여서 배울 게 많은 높은 민도를 지닌 시민들임을 실감했다. 제가 그분들의 삶에 위로를 줘야 하는데 오히려 저를 위로해 주신대 대해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시민들이면 제 남편의 진정성을 알고 살려주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남영신 여사는 광주에 거처를 마련하고 전입신고를 했지만 광주를 잘 모른다고 고백하며
남영신 여사는 광주에 거처를 마련하고 전입신고를 했지만 광주를 잘 모른다고 고백하며 "시민들과 서구갑 주민들의 얘기를 소중하게 귀담아듣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겸손한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광주=나윤상 기자

- 자녀들은 송 대표 출마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애들은 일단 아빠가 억울하게 구속돼 있으니까 그나마 아빠가 풀려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으 생각하는 것 같다. 애들이 아빠를 추운 감옥에 두고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슬프다.

아들과 딸이 최선을 다 해서 돕겠다고 한다. 딸은 회사에 휴가를 내겠다고 했고, 아들은 수업을 2주 동안 빠지겠다고 한다. 애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도 이런 얘길 했다. 너희들이 만나는 유권자분들은 아빠를 살려주실 고마운 분들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선거운동을 열심히 해라. 너희들이 대견하다.

-광주시민과 서구갑 유권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를 처음 보는데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 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출마하는 정치인이 그런 아픔을 어루만져줘야 하는데 오히려 제가 위로받는 처지가 너무 송구스럽다.

오늘 만난 주민 한 분이 빨리 윤석열 정권 끌어내렸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셨다. 남편이 다시 나와 윤석열 정권 조기 퇴진하는 데 앞장서서, 국민들과 함께 이 힘든 생활 더 빨리 끝낼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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