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공천 명분 내세운 김무성 무소속 출마까지 시사
현 비대위 체제 불공정 공천시 지역 표심 쪼재질수도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전 국회의원(72)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산 중·영도구 출마를 선언하며 지역 정가에선 설왕설래다.
1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72) 전 국회의원은 전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2대 총선에서 부산 중·영도구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일 김 전 의원의 결정에 따라 갑자기 열렸다.
출마 선언을 하자 마자 김 전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6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이미 정계 은퇴를 선언한 그의 출마 명분이 약한데다, 올드보이라는 이미지 탓에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의 공천 방향성과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전 의원이 갑자기 출마 선언을 한 '진짜' 배경에 지역 정가는 주목하고 있다.
PK 지역 '현역 물갈이론'이 거센 가운데 '은퇴 번복', '올드보이 귀환' 등 여러 리스크를 안고 출마를 무리하게 감행하는데엔 또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김 전 의원이 이번 총선의 공천 중심에 서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아니냐는 것이다.
총선 시계추가 빨라질수록 지역에선 초선과 중진을 향한 현역 물갈이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여러 지역구에서 용산 대통령실이나 중앙 부처 관료 등 중앙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거나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의 중영도 출마는 중앙 인사들의 출마를 견제하는 동시에 공정한 당내 공천 작업을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공정한 경선'을 강조하며 당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배제) 시 무소속 출마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현역 물갈이론이 파다한 일부 지역의 현역 의원들을 비롯해 총선판에 먼저 뛰어든 원외 예비후보들은 김 전 의원의 출마 선언에 내심 반가워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인적 쇄신 등을 토대로 한 공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데도 지역에선 '자기 사람 심기'식 공천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부산의 여러 지역구엔 용산 또는 중앙 부처 출신 인사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김 전 의원이 중영도에서 공천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 출마라도 하면, 중영도 총선판은 예측하기 어려운 판국으로 흘러갈 수 있다.
행여나 중영도에 이어 타 지역에서도 공천 불만이 나오면 국민의힘 내부 분열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표심이 갈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의 한 예비후보는 "김무성 전 의원이 공정한 경선을 내세워 출사표를 내는 동시에 무소속 출마도 함께 시사한만큼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도 공천에 대한 고민이 깊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부산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면서 "국민의힘 당내 공천 갈등이 깊어져 표심이 쪼개지면 민주당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도 연출될 수 있다"고 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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