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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축복’ 이동환 목사와 함께한 대구 촛불기도회

  • 전국 | 2023-12-19 11:02

17일 오후 6시 대구 한일극장 앞에서 촛불기도회 열려

17일 대구한일극장 앞에서 촛불기도회에 참석한 이동환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 무지개인권연대
17일 대구한일극장 앞에서 촛불기도회에 참석한 이동환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 무지개인권연대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한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출교된 이동환(42) 목사와 연대하는 촛불기도회가 열렸다.

지난 17일 오후 6시 대구 중구 옛 한일극장 앞에서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대구NCC 인권위원회, 정의당 대구시당 성소수자위원회, 무지개인권연대 등이 이 목사를 초청해 기도회를 가졌다.

이 목사가 출교 당한 후 전국에서 처음 열린 연대의 기도회다. 기도회에는 대구경북목정평, 대구NCC 소속 목사들과 신부 등 종교인 10여 명을 포함해 시민 참가자 등 약 30명이 모였다.

이 목사는 성소수자를 위해 펼친 여러 활동이 교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최근 교회 재판에서 출교 징계를 받았다. 재판 결과를 두고는 교계 내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목사는 "2019년 퀴어축제 축복식으로 먼저 재판을 받았다. 저를 지지하는 성명서에 연서명한 분들도 피해를 받았다. 그런 모습에 두려웠다. 저는 재판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목회 후보생들은 그 기회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 인권 전진의 큰 걸림돌이 되는 한국 교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느낀다. 감리회는 출교 판결로 교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소수자와 함께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너무도 강력하게 던졌다. 이 혐오 메시지는 한국 사회 성소수자 인식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준표 시장 이후 대구퀴어축제가 고난에 처하면서 속상한 마음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그런데 대구에서 가장 먼저 찾아주셔서 놀라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6시 대구 한일극장 앞에서 이동환 목사와 연대하는 촛불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 무지개인권연대
17일 오후 6시 대구 한일극장 앞에서 이동환 목사와 연대하는 촛불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 무지개인권연대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지지 발언에 나서서 "이 목사는 축복했을 뿐인데 어떻게 출교를 선고할 수 있나. 그것이 왜 죄란 말인가. 축복을 내릴 때도 어떤 성 정체성을 가졌는지 구분하고 판단해야 하나. 어두운 곳에 있을수록, 안타까울수록 더 사랑하고 축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목사님 편에 서겠다. 감리회 내에서도 이번 재판 결과를 규탄하고 있고, 연대하는 시민도 늘고 있다. 성탄을 앞두고 모든 이에게 사랑과 평화가 깃들 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금교 목사(대구경북목정평)는 "바리새인들이 세례요한에게 ‘당신은 누구요’라고 물었다. 누구 편인지 물은 것이다. 세례요한은 ‘메시아도 아니고, 예언자도 아니’라고 답했다. 그리고 ‘내 뒤에 오시는 위대한 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의 틀에 갇히지 않겠다는 답"이라며 "성소수자에게 ‘누구냐’라고 질문하지 말라. 모든 사람은 어느 곳에서라도 환대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는 이 연대를 통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을 때 결코 혼자 두지 않겠다. 외롭게 그 길을 가도록 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이 목사 출교를 선고했다. 퀴어축제에 참가해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하는 등을 문제 삼았다. 감리회 재판법은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 조항을 포함해 교회법을 어겼다는 이유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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