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진, 인적쇄신 위한 불출마 '희석'
지역 기반 약한 중앙 인사들 출마 눈치
공천 파열음 줄여야 하는 과제도 풀어야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내년 총선을 114일 앞두고 부산지역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총선 시계추가 빨라지면서 국민의힘은 중앙 인사들이 출마 선언을 공식화하는 가운데 전현직 의원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1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사상구·3선) 의원이 지난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지난 10월 하태경(3선·해운대갑) 의원도 '서울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당시 장 의원은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길 부탁드린다"고 했고, 하 의원은 "3선을 지낸 해운대에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젊은 인재들이 들어와 당내에 건강한 혈액 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제가 바라는 정치다"고 했다.
이들의 불출마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선당후사'를 명분으로 삼았다.
특히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인 장 의원의 불출마를 두고 당내에서 주류가 희생을 감행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을 긍정 평가한다는 응답은 31%로, 지난주(32%)보다 5% 떨어졌다. 반면, PK지역에서는 35%에서 41%로 6%포인트 올랐다.
PK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4%로 집계되면서 지난주(37%)보다 7%포인트 올랐다.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6%로, 전주(29%)와 비교해 3%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3.2%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진행됐기 때문에 그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불발로 떨어진 'PK 민심을 달랬다'는 일각의 평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중진 용퇴론과 함께 험지 출마론이 거세지는데, 최근엔 오히려 중앙 인사들의 PK지역 출마를 두고 '과연 진정한 인적 쇄신이 맞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특히 용산 출신 인사들의 부산 출마에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지역에선 용산 대통령실의 추천 인사들이 대거 공천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데, 정작 이들 인사들은 지역구를 제대로 정하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어서다. 연고만 부산인 경우가 다수인 이들의 출마는 지역구 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도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실제로 중진 의원들이 있는 부산진갑·을, 북강서구을 등 지역구에선 중앙 인사들의 출마설이 무성한데, 총선 의지를 명확히 드러내지 못하고 여전히 '간만 보는 데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들의 출마에 대해 불만이 지역에선 커지고 있는 양상을 띈다.
이뿐만 아니라, 누가 봐도 지역 기반이 약한 중앙 인사들은 행여 출마를 하더라도 현역 의원들과의 불협화음을 줄여서 민심 이탈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런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는 지역구도 나타나고 있다. 중영도구의 경우 6선의 김무성 전 의원이 내년 총선 도전 의사를 드러내며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여기엔 국토해양부 2차관을 지낸 이재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검사 출신의 박성근 전 국무총리비서실장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역 기반만 놓고 보면 이들 후보군 간 격차는 매우 큰 편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인적 쇄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내 경선 파열음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어 내년 총선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역 정가 일각의 목소리가 나온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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