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전시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
이일수 대표 "예술 통한 도시 재창조 꿈꿔"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고품격 문화도시를 꿈꾸는 충남 천안시에서 민간 차원의 의미 있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천안시 신방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갤러리는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의 문턱을 낮춰 예술과 대중의 간극을 줄이자는 이일수(45) 위드컴퍼니 대표의 고민에서 시작된 실험작이다.
지난 2월 문을 연 위드컴퍼니의 디스플레이 갤러리의 운영 방식은 일반 갤러리와 비교해 이질적이다.
모든 전시는 실제 작품이 아닌 갤러리 내부에 설치된 8대의 대형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뤄진다. 이러한 방법은 작품 전시를 위해 투입돼야 할 운송비, 관리비, 운영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적으로 영세한 작가나 신인 작가들의 전시 기회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갤러리 역시 전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카페와 식당을 겸하고 있어 대중의 접근성을 높였다. 갤러리가 미술 작품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방문해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을 이뤄낸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행복한 꽃 이야기 윤해옥 교수 초대전’, ‘달문 작가 구멍(Hall) 초대전’, ‘충남 아트21, 미술로 감흥을 담다전’, ‘고영현 작가 디스플레이 조각전’ 등 10건의 전시회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새로운 전시 방식이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2월에는 한 달간 대덕대학교 인테리어학과 황지현 교수의 ‘물이 길이 되다’ 전(展)이 진행되는 등 꾸준한 수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일수 대표가 이러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예술을 통한 도시 재창조'라는 원대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디스플레이 엔지니어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 후 지역 커뮤니티 활동가로 지내면서 지역과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고민한 그는 사람들이 떠나는 원도심을 바라보며 무조건 오래된 건물을 밀어버리고 높은 빌딩을 건설하는 것이 정답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민간 기업이 저렴한 가격으로 원도심의 상가를 사들인 후 지역 예술인이나 청년, 소상공인에게 기회를 줘 골목을 넘어 도시 전체에 생명을 다시 불어넣는 것이 진정한 도시 재창조"라며 "그 과정에서 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까지 갖춘다면 모두가 성공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고민은 위드컴퍼니의 구성원에서도 드러난다. 전문 경영인을 비롯해 쉐프, 호텔리어, 갤러리 관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모였다. 디스플레이 갤러리는 예술, 소상공인, 청년, 도시 재창조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축약한 출발점인 셈이다.
이일수 대표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염두에 두고 모두가 함께 잘살고 행복해지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며 "디스플레이 갤러리만 하더라도 아직은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 있지만 실력 있는 젊은 작가, 지역 작가의 전시 기회가 늘고 일반인들의 편하게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다면 그 가치는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thefactcc@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