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 형사 "김길수 입안에 손 넣어 혀 붙잡아"
[더팩트ㅣ의정부=유명식 기자] 특수강도 탈주범 김길수(36)가 검거되는 과정에서 혀를 깨물어 자살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저항도 격렬, 경찰이 김길수를 제압해 수갑을 채우기까지 10여분이 걸렸다고 한다.
김길수 체포에 나섰던 경기 의정부경찰서 강력팀 A경사는 1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동료들에게 이 같이 설명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전날 경기북부경찰청이 자신이 아닌 B경위를 특진시킨 이유를 공지한데 대해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그는 특진한 B경위가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며 감쌌다. B경위는 "피의자 주변 인물들에게 신뢰감을 형성해 결정적 진술과 단서를 확보"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의 글에 따르면 A경사는 지난 6일 오후 9시10여분쯤 동료 2명과 함께 의정부시 가능동의 한 사거리 모퉁이에 설치된 공중전화 부스로 긴급 출동했다.
김길수가 해당 공중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무선을 받고서다.
그러나 A경사 등이 도착했을 당시는 이미 김길수가 사라진 뒤였다.
A경사 등은 주행방향을 잠시 고민하다 본능적으로 좌회전을 해 60m 가량을 천천히 이동하며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김길수는 보이지 않았다.
모두 김길수를 놓쳤다고 아쉬워하던 찰라, 건너편에서 우산을 쓰고 걷고 있는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우산에 가려져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유명상표의 운동화를 보고 김길수 임을 직감했다고 한다. 김길수가 옷은 수시로 갈아입고 감시망을 피해 다녔으나 신발은 바꿔 신지 않은 것이었다.
이에 A경사는 그를 차량으로 가로 막고 "김길수"를 크게 외쳤다.
A경사의 촉은 적중했다. 자신의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란 김길수가 우산을 버리고 차도로 뛰어들어 내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A경사 등은 마주 오는 차량을 피해 60여m를 뒤쫓아 김길수를 도로위에 넘어뜨렸다.
그 상황에서도 김길수는 마지막까지 10여분을 격렬하게 저항했다.
김길수는 양손을 가슴팍에 모으고 버티며 "나 죽을 거야. 죽여줘"라며 혀까지 깨물려했다.
A경사는 김길수의 입안에 자신의 손을 넣어 그의 혀를 잡고 만일의 사태를 막았고, 동료들과 김길수의 양손에 수갑을 채웠다.
김길수의 도주극이 탈주 63시간여 만에 끝나는 순간이다.
A경사는 "그때 유턴이나 직전, 우회전했다면 김길수를 잡았을지 의문"이라며 "왜 좌회전 했는지 모르겠으나 단순히 형사의 촉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아마도 신이 도운 것 같다"고 썼다.
그러면서 "(특진이 안 됐다는 이유로) 언론플레이를 한 사실이 없으니 부관참시는 하지 말아 달라"면서 "표적 감찰을 받아 탈탈 털리지는 않을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4일 오전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탈주한 김길수는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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