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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억 예산' 전남수묵비엔날레, 작가 용역비는 100만 원…'노예계약' 의혹

  • 전국 | 2023-11-20 15:20

일부 작가 100만 원 중 50% 못 받아…계약 위반
"비엔날레라는 이름을 이용해 작가들에게 횡포"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예산 46억 원에 비해 작가들에게 지급된 용역비는 100만 원에 불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 풍경./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예산 46억 원에 비해 작가들에게 지급된 용역비는 100만 원에 불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 풍경./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제3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총예산 46억 원 중 작가들에게는 용역비 100만 원씩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예산 사용의 적절성 시비에 휩싸였다.

'물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속에서'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두 달간 목포시, 진도군 등에서 총사업비 46억 원을 들여 야심차게 추진했다. 190여 명의 작가가 참가하고 비엔날레 기간 방문한 관람객은 40만 명을 넘었다.

10월 13일에는 김건희 여사가 직접 방문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이렇게 외형적 화려함을 쌓는 동안 전시의 주체가 되어야 할 작가들은 용역비로 1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전체 작가 190명이 총 1억 9000만 원을 지급받은 셈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예산 집행을 살펴보면 행사운영비로 25억 3000만 원, 홍보비로 6억 9000만 원, 마케팅비로 1억 500만 원, 인력 운영비로 2억 8400만 원, 일반 운영비로 3억 9000만 원이 사용됐다. 나머지 6억 원은 준비단체 예산으로 사무국 인력 운영, 기본경비 등으로 쓰였다.

하지만 집행된 예산 내역에는 작가들에게 지급해야 할 경비 항목은 보이지 않는다. 비엔날레 사무국이 행사 운영을 대행업체 A사에 총괄 용역으로 넘겼기 때문이다. 총괄 용역 계약을 통해 들어간 예산은 22억 5000만 원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들은 대형 작품들이 많아 100만 원이 작가들 용역비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들은 대형 작품들이 많아 100만 원이 작가들 용역비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A사는 다시 하청업체 B사에 용역을 주어 작가들과 프리랜서(용역) 계약서를 체결하도록 했다. 프리랜서 계약서에는 대금 1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대금 지급 시기는 1차 계약 기간 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 전체 계약금의 50%(50만 원)를 지급하고, 2차 지급은 계약 기간 완료 후 15일 이내 나머지 50%를 지급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끝난 지 15일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50만 원을 받지 못한 작가들이 있어 계약 위반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작가에게 주는 용역 비용 100만 원은 모든 세금과 출장비 등이 다 포함된 가격이고 용역 계약 조건에 작가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설과 제반 장비 및 제반 재료 등은 일체 제공하지 아니한다'는 항목이 있어 매우 불합리한 '노예계약'이란 지적까지 나왔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작가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들은 주로 중⋅대형 작품들이 많아 100만 원의 돈은 한 작품을 거는 비용도 안 된다"며 "비엔날레라는 이름을 이용해 작가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참가했던 하루.K 작가는 SNS를 통해 "1점당 액자비만 100만 원이 넘게 드는데 이렇게 하면 최대한 능력치를 발휘하기 힘들다"면서 "계약서에 비밀 의무 조항이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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