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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원도 받기 힘든데"...父子에 수억 대 농정보조사업 준 ‘얼빠진 지자체’

  • 전국 | 2023-11-13 15:11

특혜 논란 '일파만파'

전남 함평군청 전경. / 함평군
전남 함평군청 전경. / 함평군

[더팩트 I 함평=이병석 기자] 정부가 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행태에 대해 엄단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일선 지자체의 엇나간 농정보조사업 대상자 선정이 지역민의 입살에 오르고 있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함평군이 전략 소득 작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샤인머스켓과 관련한 농정보조사업을 아버지와 아들에게 각각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함평군 농업정책실이 공개한 샤인머스캣 관련 보조사업 지원 현황에 따르면 이들 부자에게 배정된 해당 보조사업 규모는 2억7000여만 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버지 A 씨는 2021년 1억5000만 원(보조 7500만 원, 자담 7500만 원), 아들 B 씨는 2022년 1억2100여만 원(보조 5775만 원, 농협보조 2310만 원, 자담 4092만 원)의 보조사업 대상자에 선정됐다.

일각에서는 평생 농사를 지으면서 이 같은 보조사업을 단 한 건도 받지 못하는 농민이 부지기수인 것을 감안할 때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인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함평군 월야면 C 씨는 "일반 농민들은 천만 원짜리 보조사업도 받기 힘든데 이들 부자에게 각각 수억 대 보조사업을 준다는 것은 공정과 상식 그 어디에도 맞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각종 (보조금)지원 없이 묵묵히 영농에 임하는 농업인 입장에서는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함평군 신광면에서 샤인머스캣 시설하우스를 꾸리고 있는 D 씨는 "자격요건이 됨에도 불구하고 온갖 트집을 잡아 사업에서 (자신을)배제하려 했다"며 "다른 신청자들에게는 철저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어떻게 아버지와 아들 모두에게 보조사업을 줄 생각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자격요건이나 절차 등 적법한 틀 안에서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앞으로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서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샤인머스켓은 현재 함평군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지역 특화 전략작목이며 관내에서 35㏊ 규모로 재배되고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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