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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 그림자 드리운 ‘전라도 천년사’...시민사회 "당장 폐기되어야"

  • 전국 | 2023-10-11 10:28

3개시도, 편찬위 35권 별책으로 만들어 시민사회 의견 싣겠다
시민사회단체, 왜곡은 해석의 문제 아닌만큼 즉각 폐지해야


전라도 천년사 발간 문제가 오는 12일 국정감사 의제가 되었다. 시민사회단체는 역사왜곡 자체는 역사서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즉각 폐기를 주장하지만 편찬위측은 전문가 영역에 해석의 문제라며 폐기 못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10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전라도 천년사 폐기를 주장하며 기자회견 하는 모습 / 광주 = 나윤상 기자
전라도 천년사 발간 문제가 오는 12일 국정감사 의제가 되었다. 시민사회단체는 역사왜곡 자체는 역사서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즉각 폐기를 주장하지만 편찬위측은 전문가 영역에 해석의 문제라며 폐기 못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10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전라도 천년사 폐기를 주장하며 기자회견 하는 모습 / 광주 = 나윤상 기자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식민사관과 역사왜곡을 서술했다는 비판 속에 발간 예정인 ‘전라도 천년사’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폐기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라도 천년사’는 전라도라는 명칭이 생긴지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호남권 3개 시⋅도가 공동 제작해 모두 34권 1만3559쪽에 달하는 역사서이다.

하지만 고대사 부분에 ‘일본서기’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남원의 옛 지명을 기문국, 장수를 반파국, 해남을 침미다례, 심지어 임나일본부의 핵심 용어인 ‘임나 4현’이라는 내용까지 수록하면서 식민사관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한, 근현대사 부분에서도 임시정부에 대한 재정 지원을 했던 보천교 창시자 차경석 교주에 대해 친일 변질세력으로 표기하면서 역사왜곡이라는 지적도 불러 일으켰다.

"역사에 대한 바른 기술이 아니다" 라는 논란 속에 ‘전라도 천년사’는 결국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오는 12일 국정감사를 진행하기로해 관련 증인 심문을 앞두고 있다.

현재 3개 시도와 편찬위원회 측은 역사왜곡 논란 속에서도 폐기 못한다는 입장이다.

편찬위원회는 역사연구는 전적으로 역사학자들의 영역이라며 시민사회의 비판에 대해 전문적 영역을 침범하는 부당한 간섭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편찬위원회도 천년사에 대한 비판에 지난 4월 2주간에 걸쳐 온라인에 전자도서를 공개하여 이의신청을 받은 이력이 있어 일정 부분 역사왜곡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라도 천년사 고대사 부분 임나본부설은 일본서기 신공황후 편에 나온 기술로 17세기 국학을 위주로 한 황국사관을 일제시대 학자들이 그대로 받아들여 정착한 것으로 현 역사학계에서도 논란의 부분으로 남아있다. 사진은 전라도 천년사 표지/ 더팩트 DB
전라도 천년사 고대사 부분 임나본부설은 일본서기 신공황후 편에 나온 기술로 17세기 국학을 위주로 한 황국사관을 일제시대 학자들이 그대로 받아들여 정착한 것으로 현 역사학계에서도 논란의 부분으로 남아있다. 사진은 전라도 천년사 표지/ 더팩트 DB

천년사 고대사 기술에 가장 큰 문제는 주류 강단사학을 장악하고 있는 이병도, 신석호 등과 그 제자들이 황국사관을 정사로 믿고 있는데서 기인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덕일 역사학자는 한 매체의 기고문에서 "전라도 천년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쓰다 소키치, 이마니시 류 등이 만든 황국사관, 곧, ‘야마토의 중심 사관’으로 서술되었다는 점이다. 이 사관은 일본 열도에서 자생한 야마토 왜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고 주장한다. 전라도 천년사가 바로 이 사관에 따라서 고대 전라도를 왜의 식민지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고 설명했다.

기고문에 나오는 쓰다 소키치가 이병도의 스승이다. 이병도는 이후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학자가 되어 현재까지 대한민국 사학을 주무르고 있다.

거기에 더해 일본사학자들도 정사인지 헷갈린다는 일본서기와 고사기는 진실된 자료로 믿으면서 삼국사기는 절대로 믿을 수 없다는 한국사학계의 흐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지다.

10일 전라도 천년사 전권 폐기를 촉구하는 37개 시민사회단체는 공동 입장문에서 "전라도 천년사 발간 문제가 국정감사 테이블까지 올라간 것 자체로 그 결과와 상관없이 역사서가 국위를 손상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고 주장하고 전권 폐기를 주장했다.

현재,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기존 34권은 그대로 발간하고 시민사회단체 등이 지적한 식민사관 관련 의견을 담은 35권을 별책으로 발간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역사가 해석의 문제라고 하지만 사실 왜곡은 그 영역에 포함시킬 수 없는 문제인데도 편찬위원회가 별책으로 내자는 의견은 아직도 역사 왜곡이 아니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전라도 천년사 폐기는 후세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하기 위해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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