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범죄단체 가입·활동죄' 적용
'삼청교육대' 만들어 조직원 이탈 막아
[더팩트 I 안동=김은경 기자]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게임 승패를 조작해 거액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6일 승패 조작이 가능한 게임에 베팅하도록 피해자들을 속여 총 71명으로부터 약 37억원을 가로챈 일당 46명을 검거하고 그중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1년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콜센터 조직원과 대포통장 관리책 등 범죄단체를 조직하고 '실시간 사다리게임을 분석해 3~4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미끼형 문자를 다량 발송해 회원을 모집한 뒤, 처음에는 게임의 정답을 알려주며 수익을 거두게 하다가 피해자들이 고액을 베팅하면 승부를 조작해 돈을 잃게 만드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국내 조직원은 유령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개설, 피해금 인출, 송금 등 범죄수익금 세탁 등 역할을 맡았다.
해외 조직원은 현지 콜센터와 조작 가능한 게임 사이트를 직접 운영·관리했으며, 속칭 '삼청교육대'를 만들어 이탈하는 조직원을 감독·교육했다.
또한 이들은 경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범행에 이용할 대포폰·대포통장을 사전에 구비하고 조직원들 간에는 철저히 가명을 사용했으며, 사전에 해킹한 인터넷 ID를 통해 게임 사이트를 홍보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은 수십 개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반복 입·출금하는 방법으로 자금 세탁한 후 국내 조직원을 통해 피의자들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수천만원씩 현금으로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의 조직적 범행에 대해 '범죄단체 가입·활동죄'를 적용하는 한편, 체포 현장에서 약 1억원의 현금을 압수하고 향후 범죄수익(5억7000만원 한도)을 추징할 수 있도록 피의자 소유의 자동차·예금채권 등의 재산을 보전처분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경제적 이익을 미끼로 유인하는 사기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신원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의 글이나 말은 의심을 갖고 신중하게 대응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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